'수원 군공항' 김진표 의장 쏘아올린 지역 미봉책… 임기 막판에 왜?

입력 2023-11-14 18:33 수정 2024-02-07 17:23
지면 아이콘 지면 2023-11-1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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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군 공항 이전 및 경기 남부통합국제공항 설립을 위한 특별법이 국회에 제출되면서 '수원 군공항'을 민·군 통합공항 형태로 옮기기 위한 특별법 제정이 본격 추진될 예정이다. 국방부는 지난 2017년 2월 화성시 화옹지구를 수원 군 공항 예비 이전 후보지로 발표했는데, 화옹지구에 민간과 군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경기남부 통합 국제공항을 건설하자는 취지의 법안이다. 사진은 수원 군 공항. /경인일보DB

통합국제공항 활용 등 특별법 대표발의
"마지막 소명" 10여년 지역숙제에 도전
민주당 송옥주 의원 "지역간 합의 없어"
"주민동의 거쳐야" 화성시 반박 준비


화성 시민의 반대로 사실상 중단됐던 '수원 군 공항' 이전 사업 카드를 김진표 국회의장이 임기 막판 다시 꺼냈다. 민·군 통합 공항 형태로 옮기는 특별법으로 이전 예비 후보지인 화성시 지역 사회를 비롯한 지역구 국회의원인 더불어민주당 송옥주 의원은 '수원'의 표심을 얻으려는 정치쇼라고 비판했다. 반면 김진표 국회의장 측은 '화성'은 국방부 장관이 이전을 고시한 지역일 뿐이라며 억측이라고 반박하는 등 수면 아래 가라앉았던 수원 군 공항 이전 논란이 또다시 재점화되는 모습이다.
김진표 측 "반대를 해도 만나서 해야지"
김진표 국회의장은 지난 13일 수원 군 공항 이전에 따라 경기 남부통합국제공항과 첨단연구산업단지를 조성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수원 군 공항 이전 및 경기 남부통합국제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과 '첨단연구산업단지 조성 및 육성을 위한 특별법'을 대표 발의했다. 사실상 임기 내 마지막인 법안으로 이전하는 군 공항에 민·군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통합 국제공항을 활용하고, 기존 부지에는 첨단 R&D 기업이 집약된 'K-실리콘밸리'를 조성하는 계획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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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시민의 반대로 사실상 중단됐던 '수원 군 공항' 이전 사업 카드를 김진표 국회의장이 임기 막판 다시 꺼냈다. /연합뉴스

지역 간 이해관계가 얽혀 있지만, 지난 10년간 국방부와 관련 지자체 간 만남과 대화가 전혀 없으면서 언급하지 않는 것이 수원 군 공항 이전 문제의 미봉책이 되어 왔다. 그러던 중 김진표 의장이 특별법을 발의하며 정치인으로서 마지막 소명을 다 하겠다는 입장을 낸 것이다. 수원 군 공항 이전이 논란이 되는 이유는 예비 후보지인 화성 화옹지구에 대한 주민투표를 거치지 않았다는 점도 꼽힌다. 선례가 되는 대구 군 공항은 수원 군 공항과 같은 시기인 지난 2017년 예비 이전 후보지가 발표됐고, 올해 상반기 특별법 통과로 공항 건설 발판을 마련한 바 있다.

국회의장실 관계자는 경인일보와 통화에서 "비행장은 국가가 '화성시'를 지정한 것인데, 국방부가 국가가 할 일을 지자체(수원)에 떠밀었다"며 "10년 동안 수원시와 국방부는 화성시에 만나달라고 했는데 만나주지 않았다. 반대하더라도 만나서 대화해야 할 것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김진표 국회의장이 국회직회부 결정 권한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강하게 부인했다. 의장실 측은 "만약 권한을 사용하려 했다면 이미 (3년 전) 발의한 특별법이 있는데, 새로운 특별법을 발의할 이유가 있겠느냐"고 했다. 3년 전 김진표 의원이 발의한 특별법 개정안은 군 공항 이전사업에 '기한'을 정해 찬성 여론이 과반이면 이전 후보지 시장이 유치 신청을 하지 않더라도, 특정 기간 내 사업을 추진하도록 하는 내용 등이 골자다. 이 관계자는 "화성 시민들이 반대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수원 혐오시설을 옮긴다는 것과 아파트를 지어서 땅장사할 거라는 것인데, 이번 특별법은 다른 용도로 쓰는 것이 아니라 실리콘 부지로 조성한다는 것을 담아 다른 의도가 없다는 것을 법안을 보면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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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군 공항 이전 및 경기 남부통합국제공항 설립을 위한 특별법이 국회에 제출되면서 '수원 군공항'을 민·군 통합공항 형태로 옮기기 위한 특별법 제정이 본격 추진될 예정이다. 국방부는 지난 2017년 2월 화성시 화옹지구를 수원 군 공항 예비 이전 후보지로 발표했는데, 화옹지구에 민간과 군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경기남부 통합 국제공항을 건설하자는 취지의 법안이다. 사진은 경기남부 통합 국제공항 이전 후보지인 화옹지구. /경인일보DB
송옥주 "합의 없는 발의 문제"
송옥주 의원은 22대 총선을 앞두고 표심을 얻으려는 정치쇼라고 날 선 비판을 쏟았냈다. 수원 군 공항 이전 문제를 두고 당적을 함께 했던 민주당 출신 국회의장과 현역 의원이 사실상 충돌하는 모습이 연출되는 상황이다. 송 의원실은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고 "해결은 수원이 나서 해야 할 일"이라며 선을 긋고 있다. 송옥주 의원은 경인일보와 통화에서 "수원하고 화성하고 갈등 관계가 있고 서로 합의 협의가 되지 않은 부분이 있는데 특별법을 임기 몇 달 남기고선 발의하는 부분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송옥주 의원은 "주민들의 갈등을 확대하기보단 정치권에서 머리를 맞대서 드론 전투비행장 전환 또는 분산 배치든 다른 방안을 마련하는 게 좋지, 법안을 내서 내년 총선용으로 활용하는 꼼수를 쓰는 건 아니다"라며 "가장 큰 문제점은 합의도 안 된 부분들을 법안에 '화성'이라고 지명을 적은 것이고, 문제가 있는 법안이어서 더 논의되거나 추진되는 일은 없을 거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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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옥주 의원은 경인일보와 통화에서 "수원하고 화성하고 갈등 관계가 있고 서로 합의 협의가 되지 않은 부분이 있는데 특별법을 임기 몇 달 남기고선 발의하는 부분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송옥주 의원실 제공

송옥주 의원 측이 주장하는 '화성'이 아닌 다른 대체 부지 논의에 대해 의장실 관계자는 "국방부가 해야 할 일"이라며 "과거 검토할 때 군공항 규모와 배치 등 7~8개를 물색해서 화성만 적합하다고 나온 것으로 안다. 검토하는 것은 의원실이나 수원시가 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김진표 의장이 수원 군 공항 추진 과정이 공정했다면, 순방 기간 중이 아닌 국회 경내 있을 때 법안 발의가 됐을 것이라는 볼멘소리도 나왔다. 김진표 의장은 지난 11일부터 22일까지 9박 12일 일정으로 멕시코·칠레·인도네시아 3개 국가 해외 순방 중으로 법안은 13일 발의됐다.
화성시 기자회견
화성시도 김진표 의장안에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이날 홍형선 화성균형발전연구원장과 화성갑 국민의힘 책임당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특별법 즉각 절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본래 기부 대 양여 방식에 따른 군 공항 이전은 '군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국방부가 주관하는 부지 선정 절차와 주민동의 절차 등을 거쳐 결정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화성시와 시민들의 반대로 수원 군 공항 이전 사업이 진척되지 않자, 특별법안에 화성시 일대를 이전부지로 강제로 명시하여 군 공항 이전의 핵심인 주민동의 등 민주주의 절차를 무력화하는 입법 폭거를 강행했다"고 지적했다. 송옥주 의원실을 비롯한 화성시 범대위 측도 기자회견을 준비할 것으로 알려졌다. 송옥주 의원실 측은 "여러가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오수진기자 nuri@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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