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도권 3개 시·도 갈등, 균형발전으로 풀어가야

입력 2023-11-16 19:56 수정 2024-02-06 19:44
지면 아이콘 지면 2023-11-17 19면
수도권 3개 시·도지사가 모처럼 한자리에 모였다. 거대도시 서울과 그 주변을 둘러싼 인천, 경기 지역은 서로 경계를 맞대고 있다. 2천600만 시민이 밀집한 공간인 만큼 서로 얽혀있어 현안이 많았다. 인천·경기 지역에서 서울로 통근하는 시민이 많은 것에 비해 교통 인프라는 늘 부족했다. 기피시설을 도시 외곽으로 보내려는 서울의 시도는 수도권 외곽 지역의 반발을 불러왔다. 그럼에도 3개 시·도는 해법을 찾기보다 갈등을 키워왔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3개 시·도지사의 만남은 소득은 크지 않았지만 의미 있는 시도였다.

한국을 '수도권 공화국'으로 부르는 데 이의를 제기하는 이는 없다. 인력, 자본, 지식, 산업, 문화 시설이 모두 수도권에 쏠려 있어 비수도권은 오래전부터 '소멸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수도권에 한정해서 본다면 '서울 공화국'으로 봐도 무방할 정도로 수도 서울의 영향력은 강력하다. 서울과 인접한 지역일수록 서울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수도권에 모든 시설이 쏠려있는 것 같지만, 조금 더 가까이 들여다보면 서울의 자장 안에 머물러 있다. '지역 소멸'보다 심각하지는 않겠지만, 인천·경기 지역의 '서울 종속' 역시 무시하기 힘든 현상이다.

역대 서울시장 중 인접한 인천·경기 지역 문제에 가장 적극적으로 발언하고 실제 개입하기도 한 인물이 오세훈 시장이다. 오 시장이 인접 도시와 사전 교감 없이 일방적으로 쏟아낸 정책과 발언은 도시 간 갈등을 심화하는 방향으로 귀결된 것이 적지 않았다. 그 이유는 서울시가 자신들의 영향력을 축소하기는커녕 확대하는 쪽으로 기울어진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었다. 김포시의 서울 편입 논란을 그 대표적 사례로 꼽을 수 있다.



수도권 3개 시·도가 얽힌 현안은 결국 '균형발전'의 관점에서 해결해야 한다. 서울만 탓하기에 앞서 인천시와 경기도는 내부 격차 문제를 깊이 있게 들여다보고 해결책을 내야 한다. 인천에서는 경제자유구역 등 신도시에 비해 주거 환경이 열악하고 인구가 감소하는 구도심 재생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경기에서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 발전계획이 '장밋빛 청사진'에 그치지 않는, 실현 가능한 프로세스를 마련해 소외 지역 주민을 설득해야 한다. 김포시의 서울 편입 논란을 유발한 밑바탕에는 해당 지역 주민의 상대적 박탈감, 그리고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불신이 깔려있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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