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저어새'와 공존 꿈꾸는 동아시아

[멸종위기 '저어새'와 공존 꿈꾸는 동아시아·(上)] '타이난의 딸이 돌아왔다'… 종 아닌 개체로 받은 사랑

입력 2023-11-20 20:43 수정 2024-10-16 19:18
지면 아이콘 지면 2023-11-21 3면
저어새(1)
/대만야생조류학회 제공

'겨울 방문 4천마리, 전세계 최대'
저어새 관찰 시·현 13곳으로 늘어
현지언론, 치료후 재방문 주목도


대만이 저어새들의 대표 월동지로서 꾸준히 저어새 보호와 서식지 관리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는 사실은 대만 현지 유력 언론들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대만 4대 신문 중 하나인 '중국시보(中國時報)'는 올해 4월25일 '겨울철 대만을 찾는 저어새 4천마리 넘어… 전 세계 최고치 기록'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전 세계 저어새 개체 수가 주로 대만에서 증가하는 만큼, 서식지 보전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내용이 뼈대다.



해당 보도가 '2023 싱크로나이즈드 글로벌 센서스 보고서'를 인용한 내용을 보면, 세계 곳곳에서 지난겨울을 보낸 저어새는 총 6천603마리로 역대 가장 많았다. 이 중 대만에 머문 저어새는 4천228마리(64.03%)로, 저어새 개체 수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겨울 서식지였다.

눈에 띄는 점은 인천에서 그러하듯 저어새가 대만 내에서도 다양한 서식지를 찾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과거 저어새는 타이난(台南, 2천279마리), 자이(嘉義, 947마리), 가오슝(高雄, 450마리) 등에서 주로 보였는데, 지난해에는 10마리 미만의 저어새가 확인된 지역까지 합해 총 13개 직할시(市)와 현(縣)으로 늘었다. 대만 행정구역은 2개 성(省), 6개 직할시, 13개 현으로 구성돼 있다.

저어새 구조
타이장 국립공원과 대만 시민단체가 병든 저어새를 치료해 자연으로 돌려보내고 있다. /타이장국립공원 제공

중국시보는 "올해 대만 남부지역 서식지가 적은 강수량 등의 영향으로 건조해지자 저어새가 더 적합한 장소를 찾게 됐고, 이 때문에 분포 범위가 더 넓어져 예상 관찰 범위를 벗어나고 있다"며 "저어새 개체 수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기 때문에 '기후변화 대응'과 '서식지 관리'에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다른 대만 4대 신문인 '자유시보(自由時報)'는 11월6일 '너무나 특별한 노란 얼굴, 타이난의 딸 T69가 돌아왔다!'고 보도했다. T69는 지난 2015년 오염된 물고기를 먹어 보툴리누스균에 중독됐다가 극적으로 구조된 저어새다. 당시 타이난야생조류협회는 특수동물병원과 협력해 중독된 저어새 14마리를 발견하고 응급치료했다.

그 결과 6마리가 건강을 되찾았고, 생물다양성연구소 응급처치실에서 훈련을 받은 뒤 다시 야생으로 보내졌다. 이 중 1마리가 바로 T69(사진)다. T69는 친정을 찾듯 거의 매년 타이난 지역에 나타나 '타이난의 딸'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다리에 채운 표식이 아니더라도, 다른 저어새보다 얼굴의 노란 부분이 매우 선명해 쉽게 알아볼 수 있다.

타이난/김희연기자 khy@kyeongin.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3112101000871100043893


경인일보 포토

김희연기자

khy@kyeongin.com

김희연기자 기사모음

경인일보

제보안내

경인일보는 독자 여러분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제보자 신분은 경인일보 보도 준칙에 의해 철저히 보호되며, 제공하신 개인정보는 취재를 위해서만 사용됩니다. 제보 방법은 홈페이지 외에도 이메일 및 카카오톡을 통해 제보할 수 있습니다.

- 이메일 문의 : jebo@kyeongin.com
- 카카오톡 ID : @경인일보

개인정보의 수집 및 이용에 대한 안내

  • 수집항목 : 회사명, 이름, 전화번호, 이메일
  • 수집목적 : 본인확인, 접수 및 결과 회신
  • 이용기간 :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기사제보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익명 제보가 가능합니다.
단, 추가 취재가 필요한 제보자는 연락처를 정확히 입력해주시기 바랍니다.

*최대 용량 10MB
새로고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