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눈' 뜨자… 접경지 주민들 '눈' 바빠졌다

입력 2023-11-22 20:48 수정 2023-11-22 21:23
지면 아이콘 지면 2023-11-23 1면

軍 당국의 경고에도 정찰위성 발사
궤도 진입한 듯… 정상작동 미지수
정부, 9·19군사합의 일부정지 의결
北 추가도발 우려에 사태 예의주시


북한 "정찰위성 성공적 발사…궤도에 정확히 진입"<YONHAP NO-1374>
북한은 22일 전날 밤 발사한 군사정찰위성 1호기 '만리경-1호'의 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사진은 21일 오후 10시 42분 28초에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신형위성운반로케트 '천리마-1'형에 탑재한 정찰위성 '만리경-1'호 발사모습. 2023.11.21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우리 군 당국의 강력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정찰위성 발사를 감행하고, 정부가 이에 대응해 9·19 군사합의의 효력을 일부 정지하면서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군사합의 효력정지를 계기로 북한의 추가도발이 예상되고 이에 대한 우리 측의 감시·정찰 역시 강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접경지역인 경기도와 인천의 안보 우려도 커지는 모습이다.

실제 파주·동두천·연천·김포 등 경기지역 접경지역과 인천의 서해 5도 등의 주민들은 이번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 북한 군사정찰위성 우주궤도 진입 성공

=합동참모본부는 22일 오후 "북한이 발사한 소위 '군사정찰위성'은 비행 항적 정보와 여러 가지 정황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위성체는 궤도에 진입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다만 정상작동 여부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상황 파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앞서 북한은 전날인 21일 밤 평안북도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신형위성운반로켓 '천리마-1형'에 탑재해 발사했다.

북한은 발사 3시간여 뒤인 이날 새벽 관영 매체인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통해 천리마-1형이 우주궤도에 정확히 진입했다며 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통신이 공개한 관제소 사진에는 괌과 태평양, 한반도가 포함된 지도 이미지가 포함된 대형 현황판 모습이 포착됐다. 북한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은 김정은 위원장에게 "12월 1일부터 정식 정찰 임무에 착수하게 된다"고 보고하기도 했다.

북한의 위성 탑재 로켓 발사는 1998년 처음 있었고 이번이 8번째다. 만리경-1호는 우주궤도에 진입하는 북한의 세 번째 위성이 될 수 있다. 앞서 궤도 진입에 성공한 광명성 계열은 비군사적 목적의 위성으로 분류되지만, 이번에 북한이 궤도에 올린 만리경-1호는 북한이 '군사정찰위성'이라고 지칭했다.

■ 9·19 남북군사합의 일부 효력정지로 대응


=정부는 이날 오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9·19 남북군사합의 1조 3항의 비행금지구역 설정에 대한 효력정지를 의결하며 대응했다. 효력정지된 조항은 군사분계선(MDL) 주변 일정 구역에서 비행을 금지한 것으로, 그동안 북한보다 우월한 공중 정찰 자산을 보유한 한국에 불리하게 작용했다.

국방부는 "군은 9·19 합의 이전에 시행하던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북한의 도발 징후에 대한 공중 감시·정찰 활동을 복원할 것"이라며 "북한 도발에 대한 상응 조치이고 최소한의 방어적 조치"라고 강조했다.

대북정찰을 정상화하면서 최전방에서 공세적 작전이 가능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치권은 북한의 위성 발사는 일제히 비판하면서도 정부의 합의 효력정지에 대해서는 여·야가 다른 입장을 내고 있다.

국민의힘은 "당과 윤석열 정부는 대한민국 국민의 생명과 재산, 그리고 민주주의와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그 어떤 조치라도 취할 것"이라고 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한반도의 불필요한 긴장을 고조시키려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국민을 불안하게 만드는 사태가 벌어지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1면 오두산 통일전망대
북한이 지난 21일 밤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고 군사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발사한 가운데 우리 정부도 이에 맞서 9·19 남북군사합의 일부 조항을 효력 정지하는 등 남북관계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사진은 22일 파주시 오두산 통일전망대를 찾은 관광객들이 흐릿한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 일대를 바라보고 있는 모습. 2023.11.22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 고조되는 접경지 긴장감


=합의문 일부 효력정지 이후 북한도 어떤 방식으로든 대응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접경지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윤도영 파주미래DMZ 대표는 "(합의 일부 효력정지가) 아무래도 편치는 않다. 접경지역 파주는 특히 선제타격을 하니 뭐니 이러니까 정말 힘들다. 남북관계가 경색되면 민통선 관광도 끊기게 되고, 파주만 힘들어진다"고 했다.

서해 백령도 주민 심효신씨도 "과거를 돌이켜보면 갑자기 안보 현안이 주요 이슈로 떠오르면서 지역에 긴장 국면이 조성되며 생업에 영향을 받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안보 이슈에 밀려 다른 지역 현안이 가려지거나 주민들이 불편함을 겪게 될 것이 가장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북한이 자초한 일인만큼 이번 기회에 안보의식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연천군 전곡읍 주민 박모(60)씨는 "군은 항상 유비무환 자세가 일상화돼 있어야 한다"며 "북한의 야욕에 맞서 든든한 국방자세가 필요하다. 팔레스타인의 기습 공격을 교훈 삼아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 표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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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종합·김태성기자 mrkim@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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