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예산이 사용되는 교원연수에 대한 외유성 논란과 무분별한 시행이 끊임없이 지적되는 가운데 교육당국이 기본적인 관리조차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의회 교육기획위원회가 최근 경기도교육청을 대상으로 한 행정사무감사에서 도교육청은 의회가 요구한 교원 자격연수 관련 자료 중 '외부 연수' 현황을 제출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학교장 등이 도교육청의 인정을 받지 않은 기관으로 떠나는 외부 연수에 대해서는 대상, 교육기관, 인원, 프로그램 내용, 시간 등을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학교예산이 들어가는 만큼 현황파악도 가능하다는 질책이다. 외부 연수라 하더라도 학교예산에서 출장비, 교육비, 여비 등을 사용하기 때문에 학교 예결산 과정에서 회계시스템을 살펴보면 충분히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도교육청이 외부 연수 관련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업무와 관련 없는 문화재 연수, 국립공원 연수 등 여행성·외유성 연수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교원연수는 교원의 전문성 신장과 새로운 경기 미래교육 가치의 실천력 제고 등을 위해 시행되는 제도다.
그런데 외부연수의 경우 '관리 사각지대'로 전락하면서 일부 학교장들이 한 해에 몇 차례씩 무분별하게 외유성 연수를 가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 학교 내부의 지적이다. 정년을 앞둔 학교장이 1년에 수차례씩 40만~70만원 이상의 돈을 받고 학교 관리자 직무역량 강화라는 목적으로 울릉도, 독도, 여수 등을 다니고 있어 모든 교직원에게 공정하게 지급돼야 할 예산이 무분별하게 낭비되고 있다고 한다. 교원 노조도 비판적이다. 출장 여부를 판단하는 사람이 학교장이다 보니 외유성 연수를 갈 경우 '셀프 결재'해 돈을 받아가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한다. 고양이한테 생선을 맡긴 격이다. 내부 제보가 들어와야만 문제를 확인할 수 있는 구조다.
이 같은 상황인데도 교육당국은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운운하며 학교들의 외부 연수에 대해 손을 놓고 있다. 이는 '직무태만'이자 '방관'이다. 외부 연수 역시 상급기관에 보고하거나 예결산 감사 때 확인하고 실제 학교의 교육력을 높이는 데 기여한 출장이 맞는지 적정성 여부를 판단·감독하는 시스템 및 제도가 반드시 필요하다. 세금 1원 한 장도 허투루 쓰이지 않도록 관리·감독해야할 교육당국의 변명이 너무나 무책임하기만 하다.
[사설] '깜깜이 학교장 연수' 손 놓은 경기도교육청
입력 2023-11-23 19:36
수정 2024-02-07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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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24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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