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 Pick

젠더 갈등에 들썩이는 판교… 혐오인가 억지인가 '카오스 스토리'

입력 2023-11-28 20:24 수정 2023-11-28 21:58
지면 아이콘 지면 2023-11-29 2면

[경인 Pick] '메이플스토리' 남혐 손동작 논란


제작사, 비공개 처리·사과문 게시
여성단체 등 넥슨 앞 '규탄 집회'
칼부림 예고·근조화환 등 소동도


한국여성민우회 집회
28일 오전 11시 성남시 넥슨 본사 앞에서 한국여성민우회 등 여성단체들이 특정 손 동작이 삽입된 '메이플스토리' 애니메이션 영상을 비공개 처리한 넥슨에 항의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23.11.28 /한국여성민우회 제공

젠더 갈등으로 판교가 들썩이고 있다. 넥슨의 인기 게임 '메이플스토리' 애니메이션에서 촉발된 논란이 반발 기자회견에, 흉기 난동 예고에 따른 경찰 수사로까지 번지는 등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일련의 논란은 메이플스토리 엔젤릭버스터 리마스터 애니메이션 홍보영상에서 시작됐다. 해당 영상에선 인기 캐릭터가 남성 혐오를 의미하는 손동작을 취하는 모습이 등장했다. 일각에선 해당 영상을 제작한 '스튜디오 뿌리'의 한 애니메이터가 의도적으로 남성 혐오 메시지를 넣었다는 의문을 제기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메이플스토리 제작사인 넥슨은 영상을 비공개 처리하는 한편, 사과문을 게시했다. 넥슨이 배급하는 던전앤파이터 등 같은 제작사에 영상 제작을 맡긴 다른 게임의 영상에서도 유사한 논란이 일었다.

넥슨 측은 "최대한 빠르게 논란이 된 부분들을 상세히 조사해 필요한 조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스튜디오 뿌리' 역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면서도 손동작 삽입의 의도성에 대해선 "의도하고 넣은 동작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후 넥슨 등의 조치에 대한 의견이 엇갈렸다. 넥슨 직원들과 메이플스토리 유저들 사이에선 "답답하다"는 반응이 터져나왔다.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선 자신을 넥슨 직원이라고 밝힌 이용자가 "게임은 다같이 오랜 시간 만드는 결과물이다. 손가락 하나 넣어서 이겼다는 우월감에 빠지겠지만 그것 하나 때문에 유관부서와 담당 인력들은 고생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 메이플스토리 유저(30대)는 "국내 게임 중 가장 인기가 많은 게임 중 하나에서 이런 논란이 벌어져서 유감"이라고 밝혔다.

여성단체 등은 넥슨 조치에 거세게 반발했다. 문화연대,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민주노총, 전국여성노동조합, 한국노총, 한국여성노동자회, 한국여성단체연합, 청년참여연대, 한국여성민우회는 "게임 문화 속 페미니즘 혐오 몰이를 규탄한다"며 28일 오전 11시 넥슨 조치에 항의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을 주관한 한국여성민우회 측은 이번에 논란이 된 손동작이 2021년 GS25 광고에서 촉발된 이후 기업이 문제 해결에 책임있게 나서지 않아 또 다시 문제가 터진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일부 남성들의 억지 주장으로 여성과 페미니스트가 부당한 공격을 당하고 사회 경제적 기반을 위협당하는 피해가 이어졌다"며 "변함없이 무책임하고 악의적인 태도를 유지하는 넥슨은 이 사태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집회 참가자들에 대한 칼부림 예고마저 등장했다. 이날 오전 디시인사이드 등 인터넷 커뮤니티에 이 같은 게시글이 올라오자 경찰은 해당 글 게시자를 추적하는 한편 집회 현장에도 경찰을 배치했다. 기자회견 당시엔 넥슨 본사에 근조화환이 다수 배송되기도 했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

2023112901001089800057612



경인일보 포토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

강기정기자 기사모음

경인일보

제보안내

경인일보는 독자 여러분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제보자 신분은 경인일보 보도 준칙에 의해 철저히 보호되며, 제공하신 개인정보는 취재를 위해서만 사용됩니다. 제보 방법은 홈페이지 외에도 이메일 및 카카오톡을 통해 제보할 수 있습니다.

- 이메일 문의 : jebo@kyeongin.com
- 카카오톡 ID : @경인일보

개인정보의 수집 및 이용에 대한 안내

  • 수집항목 : 회사명, 이름, 전화번호, 이메일
  • 수집목적 : 본인확인, 접수 및 결과 회신
  • 이용기간 :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기사제보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익명 제보가 가능합니다.
단, 추가 취재가 필요한 제보자는 연락처를 정확히 입력해주시기 바랍니다.

*최대 용량 10MB
새로고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