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개봉 첫 주만에 관람객 200만명 돌파
한국 현대사의 비극, 12·12 군사반란 그려
전우원씨 폭로 한몫… 청년층서 관심 이유
'심박수 SNS 게시' 분노한 관람평 표현
영화 '서울의 봄' 포스터.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
영화 '서울의 봄'이 개봉 첫 주만에 관람객 200만명을 돌파한 데 이어 300만명 달성을 코앞에 뒀다. 한국 현대사의 비극, 12·12 군사반란 과정을 이해하기 쉬우면서도 긴박하게 그려낸 점이 주요 흥행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2030세대가 흥행 가도에 견인 역할을 하면서 극장가에는 간만에 훈풍이 불고 있다.
29일 영화진흥위원회의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서울의 봄'은 지난 28일 기준 누적관람객 236만4천722명을 기록했다. 28일 하루에만 23만2천282명이 관람했다. 이는 올해 개봉한 영화 중 '범죄도시 3' 이후 두 번째로 최단 기간에 200만 관객을 달성한 사례다.
'서울의 봄'은 배우 정우성·황정민 등이 출연하는 초호화 캐스팅에 마냥 기대기보단 완성도를 높이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12·12 군사반란을 주요 소재로 삼아 역사적 사건을 긴장감 넘치게 재구성한 동시에 어두웠던 현대사를 이해하기 쉽게 풀어냈다.
특히 역사적 사건의 직접 당사자가 아닌 2030세대에서 '서울의 봄'이 유행하는 건 눈여겨 볼만한 대목이다. 이들은 신군부 세력의 군사독재와 5·18 민주화 운동 시기를 생생히 겪었던 5060세대 보다 영화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CGV에 따르면 이날 기준 예매자 중 2030세대가 차지하는 비율은 전체의 56%다.
영화 '서울의 봄' 스틸사진.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
2030세대의 열띤 관심은 전두환씨 손자 전우원씨의 폭로도 한몫한다. 앞서 전우원씨는 지난 3월 자신의 일가가 부정한 방식으로 부를 쌓아 왔다고 이야기한 한편, 5·18 유족과 피해자들에게 사과했다. 영화에는 전씨 일가가 막대한 부를 축적할 수 있던 권력의 시작, 하나회와 이들 세력이 반란을 도모했던 과정이 고스란히 담겼다.
SNS를 중심으로 퍼지는 '스트레스 챌린지' 밈도 소소한 흥행 포인트다. 인스타그램에는 스마트워치로 영화를 보기 전후 측정한 심박수 기록이 '#서울의봄'이란 해시태그와 함께 올라오고 있다. '이미 결말을 알고 있지만, 현대사의 비극을 생생히 묘사한 장면을 마주할 때마다 분노할 수밖에 없다'는 관람평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한편, '서울의 봄'의 배경인 12·12 군사반란은 박정희 대통령 암살로 유신체제가 막을 내린 뒤 1979년 12월 12일 전두환을 필두로 한 신군부 세력 하나회가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장악한 사건이다.
영화는 정권을 탈취하려는 보안사령관 전두광(황정민)과 그에 맞선 수도경비사령관 이태신(정우성)이 사투를 벌이는 숨막히는 9시간을 그렸다.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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