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중구 자생단체 회원 약 70명이 중구청 앞에서 지난 7일 기자회견을 열고 인천시의 인천아트플랫폼 운영 방향 개편에 동의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중구 주민자치회·통장자율회·새마을회·바르게살기운동협의회·자유총연맹·체육회 등이 '인천 중구 7개 원도심 주민 자생단체 연합 일동' 명의로 쓴 성명을 읽으면 아트플랫폼의 예술인은 '외부인'으로 규정돼 있다. "입주 작가들의 공간 사유화", "그들만의 높은 성(城)"이란 문구가 그런 인식을 잘 드러낸다. 시민 누구나 레지던시 입주 공간의 폐쇄성을 비판하고 개선을 요구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집단 행동은 묘한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중구 자생단체 연합의 성명을 찬찬히 뜯어보면 그 기저에 '소외 의식'이 깔려 있음을 알 수 있다. 옛 인천의 중심지였던 중구 일대가 침체 국면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현실에 대한 실망감이 느껴진다. 이들 단체가 아트플랫폼 문제뿐 아니라 '고도 제한 완전 철폐' 등을 강하게 주장한 것도 눈여겨봐야 한다. '문화재·경관 규제에 묶여 개발이 지지부진했다'는 오랜 불만이 인천시의 아트플랫폼 운영 방향 개편과 맞물려 한 번에 터져 나오는 분위기다.

인천의 예술 공간을 둘러싸고 '민민(民民) 갈등' 조짐이 나타났다. 애초 인천시는 아트플랫폼 레지던시 등을 제3의 공간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지역 예술인과 시민단체가 반대하고 나서자 '정해진 건 아무것도 없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아트플랫폼 위탁 계약이 이달 말 종료되는데도 내년 1월 이후 계획조차 밝히지 않는다. 그러는 사이 3대 관변단체가 포함된 연합 단체 회원들이 거리로 나섰다. 만약 아트플랫폼에 스타벅스와 같은 식음료(F&B) 시설을 또 유치하려고 한다면 주변 상인단체가 나서지 말란 법도 없다.

이번 아트플랫폼 현안을 풀어가는 방식은 두고두고 남아 민선 8기 인천시의 문화 정책을 평가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 지역 예술인, 시민단체, 주민 모두가 공론화를 원하고 있다. 중구 자생단체 회원들도 "예술가를 내쫓고 싶은 마음은 없다"는 입장이라고 한다. 인천시는 지난달 시의회를 통한 공론화를 추진하겠다고 했지만 이마저도 지키지 않았다. 인천시가 이번에도 시간을 끈다면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예술 공간에 대한 숙의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민민 갈등만 더욱 심화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