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령인구 감소·개인클럽 선호 등
갈수록 얇아진 선수층에 '운영난'
엔트리 못채워 대회 참가 무산도
운동부 해체 혹은 요청 5곳 넘어
입상 가산점 폐지에 교사도 기피
인천지역 학교운동부가 갈수록 선수층이 얇아져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 신입생 모집에 실패해 운동부를 없앴거나 내년에 폐지를 추진 중인 학교들도 잇따르고 있다.
인천시교육청이 집계한 자료를 보면 인천에서 운동부를 운영하는 초·중·고등학교는 총 239곳(305팀)이다. 이 중 올해 신입생을 모집하지 못한 학교는 21곳이다. 선수 부족으로 올해 해체했거나 인천시교육청에 해체를 요청한 학교도 5곳이 넘는다.
한때 전국대회 단골 입상팀이었던 A고교 여자 탁구부는 올해 열린 전국체육대회 단체전에 출전하지 못했다. 현재 A고교 탁구부 선수는 2명으로, 전국체전 단체전 엔트리 등록 기준(5명)을 채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내년 전국체전 단체전 참가도 장담할 수 없다. 인근 중학교 2곳의 여자 탁구부에 현재 선수가 각각 1학년 1명, 2학년 1명이라 내년에도 A교 탁구부 선수가 늘어날 확률은 희박하다.
B중학교 배드민턴부는 현재 선수가 3학년 1명뿐이다. 그동안 B중학교는 같은 종목의 운동부를 둔 초등학교 졸업생으로 선수단을 꾸렸는데, 최근 원거리 통학 등을 이유로 학생들이 진학을 원하지 않아 선수 유입이 끊겼다. 일반 학생을 특기생으로 추천받아 훈련도 시켜봤지만, 지금은 모두 포기하고 원래 학교로 돌아갔다. 내년 3학년 학생이 졸업하고 나면 선수가 1명도 없어서 올해 11월 해체를 신청했다.
학교운동부 선수가 사라지는 이유는 학령인구 감소, 개인 클럽 선호 등 복합적이다. 어릴 때부터 운동에 집중하기보다는 클럽에서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는 학생들이 훨씬 많다. 올해 4월 기준 개인 클럽에 등록된 학생 수는 1천62명에 달한다. 초등학교 운동부에서 훈련을 받는 선수가 없다 보니, 같은 종목 운동부를 운영하는 중학교와 고등학교(상급 연계 학교)로까지 선수난이 이어진다.
더구나 인천시교육청은 전국체전과 소년체전 입상 시 운동부 지도교사에게 부여하던 가산점(연구점수) 제도를 폐지했다. 수업을 마친 후에도 늦게까지 학교에 남아 선수들의 훈련을 지도하는 교사들에게 더는 동기부여가 되지 않고 있다. 체육부 교사들이 운동부 업무를 점차 기피하는 것이다.
인천 한 중학교 운동부 지도교사는 "올해 초 신입생이 단 1명도 지원하지 않아 학생들에게 일주일 동안 우리 종목을 체험하는 기회도 제공했다. 당시 10명 정도 참여했는데 결국은 가입하지 않더라"며 "어느 학교든 선수난이 지속되면 해체를 고민할 텐데, 가산점마저 없어진 상황에서 운동부를 맡아서 훈련을 이어가겠다고 나설 지도교사가 얼마나 많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인천시교육청 행정사무감사에서 이 문제를 지적했던 신충식(국·서4) 인천시의원은 "방과 후 시간까지 할애하면서 운동부를 지도하는 교사 또는 2개 종목을 운영하는 학교에 인센티브를 주는 등 학교운동부를 살릴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며 "앞으로 신설될 인천체육중학교에 일반 학교가 운영하기 힘든 종목을 위주로 구성할 필요도 있다"고 강조했다.
/김희연기자 khy@kyeongin.com
갈수록 얇아진 선수층에 '운영난'
엔트리 못채워 대회 참가 무산도
운동부 해체 혹은 요청 5곳 넘어
입상 가산점 폐지에 교사도 기피
인천지역 학교운동부가 갈수록 선수층이 얇아져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 신입생 모집에 실패해 운동부를 없앴거나 내년에 폐지를 추진 중인 학교들도 잇따르고 있다.
인천시교육청이 집계한 자료를 보면 인천에서 운동부를 운영하는 초·중·고등학교는 총 239곳(305팀)이다. 이 중 올해 신입생을 모집하지 못한 학교는 21곳이다. 선수 부족으로 올해 해체했거나 인천시교육청에 해체를 요청한 학교도 5곳이 넘는다.
한때 전국대회 단골 입상팀이었던 A고교 여자 탁구부는 올해 열린 전국체육대회 단체전에 출전하지 못했다. 현재 A고교 탁구부 선수는 2명으로, 전국체전 단체전 엔트리 등록 기준(5명)을 채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내년 전국체전 단체전 참가도 장담할 수 없다. 인근 중학교 2곳의 여자 탁구부에 현재 선수가 각각 1학년 1명, 2학년 1명이라 내년에도 A교 탁구부 선수가 늘어날 확률은 희박하다.
B중학교 배드민턴부는 현재 선수가 3학년 1명뿐이다. 그동안 B중학교는 같은 종목의 운동부를 둔 초등학교 졸업생으로 선수단을 꾸렸는데, 최근 원거리 통학 등을 이유로 학생들이 진학을 원하지 않아 선수 유입이 끊겼다. 일반 학생을 특기생으로 추천받아 훈련도 시켜봤지만, 지금은 모두 포기하고 원래 학교로 돌아갔다. 내년 3학년 학생이 졸업하고 나면 선수가 1명도 없어서 올해 11월 해체를 신청했다.
학교운동부 선수가 사라지는 이유는 학령인구 감소, 개인 클럽 선호 등 복합적이다. 어릴 때부터 운동에 집중하기보다는 클럽에서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는 학생들이 훨씬 많다. 올해 4월 기준 개인 클럽에 등록된 학생 수는 1천62명에 달한다. 초등학교 운동부에서 훈련을 받는 선수가 없다 보니, 같은 종목 운동부를 운영하는 중학교와 고등학교(상급 연계 학교)로까지 선수난이 이어진다.
더구나 인천시교육청은 전국체전과 소년체전 입상 시 운동부 지도교사에게 부여하던 가산점(연구점수) 제도를 폐지했다. 수업을 마친 후에도 늦게까지 학교에 남아 선수들의 훈련을 지도하는 교사들에게 더는 동기부여가 되지 않고 있다. 체육부 교사들이 운동부 업무를 점차 기피하는 것이다.
인천 한 중학교 운동부 지도교사는 "올해 초 신입생이 단 1명도 지원하지 않아 학생들에게 일주일 동안 우리 종목을 체험하는 기회도 제공했다. 당시 10명 정도 참여했는데 결국은 가입하지 않더라"며 "어느 학교든 선수난이 지속되면 해체를 고민할 텐데, 가산점마저 없어진 상황에서 운동부를 맡아서 훈련을 이어가겠다고 나설 지도교사가 얼마나 많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인천시교육청 행정사무감사에서 이 문제를 지적했던 신충식(국·서4) 인천시의원은 "방과 후 시간까지 할애하면서 운동부를 지도하는 교사 또는 2개 종목을 운영하는 학교에 인센티브를 주는 등 학교운동부를 살릴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며 "앞으로 신설될 인천체육중학교에 일반 학교가 운영하기 힘든 종목을 위주로 구성할 필요도 있다"고 강조했다.
/김희연기자 khy@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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