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증권 컨 "부평구, 80점 만점 실적평가 0점 처리… 선정자는 만점"


인천 부평구 청천동에 있는 '제1113공병단 부지 개발사업'이 법적 다툼에 휩싸이면서 사업 추진에 차질을 빚고 있다. 당초 계획대로면 우선협상대상자와 계약 체결이 이뤄졌어야 하는 시점이지만, 가처분 신청으로 관련 절차가 멈췄다.

인천 부평구 관계자는 "우선협상대상자와 협상 기한이 12월18일까지였으나, 앞선 가처분 신청으로 인해 협상을 중단했다"고 25일 밝혔다.

제1113공병단 부지 개발사업은 2018년 정부 계획에 따라 공병단이 이전한 청천동 325번지 일대를 개발하는 것이다. 부평구는 이 지역에 문화와 상업 기능을 결합한 복합시설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부평구는 공모를 통해 지난달 '리뉴메디시티부평(주) 컨소시엄(이하 리뉴메디시티)'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11월23일자 10면 보도=인천 부평구, 제1113공병단 부지 우선협상자 선정)

하지만 법적 다툼이 일면서 사업이 일시 중단됐다. 공모에 참여한 '하나증권 컨소시엄' 측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무효화해 달라며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하면서다. 하나증권 컨소시엄 측은 평가 항목 중 '금융주간 실적 및 대출실적' 부문 평가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한다. 80점 만점인 이 평가에서 자신들은 0점 처리됐으며, 리뉴메디시티부평 측이 80점을 받은 것은 부당하다고 강조한다.

가처분 심문 기일은 지난 21일 진행됐으며, 28일 2차 기일이 예정돼 있다. 이르면 다음 달 중 결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부평구는 적법하게 공모가 이뤄졌고, 가처분에 대해서는 법무팀을 중심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가처분이 기각되면 우선협상대상자와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하지만 법적 다툼과 별개로 부지를 소유하고 있는 국방부 판단에 따라 사업이 백지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사업 부지 5만1천㎡ 대부분은 국방부 소유로, 국방부가 매각 방침을 밝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공모사업 자체가 백지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사업 부지 인근 주민들은 "공병단 부지에 백화점 등 대형 상업시설이 들어서야 한다"며 리뉴메디시티부평 측이 제시한 사업계획을 문제 삼고 있기도 하다.

부평구 관계자는 "아직 국방부 입장이 명확하지 않으며, 해당 내용은 공모 과정에서 사업자도 모두 인지하고 있다"며 "국방부에서 매각하지 않기로 방침을 결정하면 새로운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