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염종현 경기도의회 의장 “지방의회 선진화 임기 내 완수”

입력 2024-01-04 16:37 수정 2024-01-04 18:37

일하는 조직문화 만들어 자생력 확보

도의회 서울사무소 올해 개소 준비

경기북도 설치 국회 전폭지원 있어야

여야동수 시험대… 유종의 미 거둘 것

염종현 의장 인터뷰

염종현 경기도의회 의장이 4일 경인일보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경기도의회 제공

‘자치분권 강화, 지방자치 확대’

올해 의장 임기를 마무리하는 염종현 경기도의회 의장은 취임 후 대표적 성과를 이같이 꼽았다. 전국 최대 광역의회인 경기도의회 수장으로서 정부와 국회 등 사방팔방을 찾으며 전국 지방의회 권한과 역할 확대를 위해 목소리를 높여 왔다.

지방자치에 ‘진심’인 염종현 의장은 도의회 내부에서부터 개선 과제를 발굴했다. 경직된 의회 조직 유연화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분리 등 의원들의 전문성 강화 체계들을 구축했고, 여야 동수 구조 속에서도 소통을 강화할 방안들을 마련했다.

특히 염 의장이 완성한 ‘조직혁신 로드맵’은 지방의회가 인사권 독립 이후 실질적 지방자치에 다가설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방의회 최초의 서울사무소 개소, 공직윤리TF팀 신설 등 의회 선진화를 이루기 위한 노력은 남은 임기 동안에도 지속된다.

물론 어려움도 많았다. 기존 여야정협의체를 ‘여야정협치위원회’로 재구성해 여야와 집행부 간 협치 강화를 지속 모색했지만, 특정 상임위에서 행정사무감사가 무산되고 예산안 처리의 법정기한을 넘기는 등 불협화음도 발생했다.

염 의장은 이같은 과정을 ‘진통’이라 평가하며 올해 ‘결실’로 나타날 것이라고 자부했다. 정치, 경제 등 어려운 대외 여건 속에서도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특위와 초선의원 의정지원추진단 등 그가 약속해 출범한 기구와 의회 혁신 추진단처럼 여야가 합심해 만든 조직이 올해를 넘어 후반기 의회에서 빛을 발할 것이란 설명이다.

의장 임기 만료를 앞둔 그에게 지난 전반기 11대 경기도의회는 어떤 의미였고, 앞으로 계획은 무엇일까.

염종현 인터뷰

염종현 경기도의회 의장이 4일 경인일보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경기도의회 제공

Q 올해 의장 임기가 만료된다. 임기 내 대표적 성과를 꼽는다면.

“경기도의회에 자치분권 강화를 목표로 의정 지원 체계를 견고히 수립한 일이 최대 성과다. 아무리 근사한 누각이라도 모래 위에 세우면 무너지게 된다. 인사권 독립과 정책지원관 도입으로 확대된 권한을 제대로 발휘하기 위해선 탄탄한 체계 구축이 급선무라고 판단했다.

이에 감사기구 설치, 3급 직제 신설, 전문위원 및 정책지원관 정수 확대와 같은 주요 과제 14건을 발굴했다. 이후 국회와 행안부, 시도의장협의회에 15차례에 걸쳐 지방의회 제도개선 방안을 건의하는 등 의회 내에 ‘일하는 조직문화’를 확립하고 자치분권 시대에 자생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다.

특히 내부 의정 지원 강화와 기강 확립에 집중했다. 전국 지방의회 최대 규모인 78명의 정책지원관이 일률적으로 지난 5월 임용됐는데, 직원들의 원활한 조직 적응과 기존 직원과의 융화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제도 정비에 힘썼다.

법규 입안·행감실무 등 12회에 걸친 직무교육과 함께 의견수렴, 타 지방의회 사례조사를 기반으로 정책지원관의 조기 정착을 추진했고, 덕분에 도의원의 의정활동 지원이 한층 강화되는 성과를 얻었다. 2023년을 조직 전반의 체계와 물리적 시스템은 물론 인력까지 충실하게 정비해 낸 한 해로 평가한다. 덕분에 자치분권 시대를 개척해 나갈 자생력을 키워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Q 약속했던 공약들에 대한 이행 상황을 평가하자면.

“지난 2022년 의장에 출마하며 내세웠던 공약을 모두 완수하지는 못했지만, 무엇 하나 빠뜨리지 않고 추진했다.

구체적으로 여아정협치위원회 재출범, 자치분권발전위원회 출범, 초선의원의정지원추진단 가동, 의정정책추진단 가동, 의회 사무처장 개방형 임용,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특위 구성 결의안 본회의 통과 등의 공약 이행 사항이 있다.

이와 함께 공약 사항 외에도 의원의 대국회 의정활동 지원을 뒷받침할 (가칭) 경기도의회 서울사무소를 올해 개소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지방의회의 현실적 한계 극복을 위해선 국회 및 중앙정부와의 긴밀한 협력관계 구축이 절실하다. 서울사무소 설치 시 대국회 의정활동을 도모하는 장소이자 정담회 및 민원 상담 공간으로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쉬운 점도 분명히 있다. 임기 내내 대내외적 여건이 좋지 않았고 여야동수가 지속되는 환경에서 협치 성과를 거두기가 좀처럼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여야가 의회 선진화의 과제 발굴과 제도 개선이라는 공동 목표를 향해 큰 힘을 모았다는 점에서 동료의원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염종현 인터뷰

염종현 경기도의회 의장이 4일 경인일보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경기도의회 제공

Q 경기북부특별자치도(경기북도) 설치가 불투명한 상태다. 의회 차원에서 추후 대응 계획이 있다면.

“경기북도 설치는 국회의 전폭적 지원 없이는 실현 불가능한 사안이다. 지난해 6월 경기도에서 추진을 공식화한 이래 올 들어 ‘경기북도 설치법’ 3건이 의원 발의됐고, 경기도에서 할 수 있는 절차적 준비는 완료된 상황이다. 사실상 공은 국회로 넘어간 상황인데, 관련 주민투표와 특별법 통과에 국회가 전폭적으로 지원해야 할 것이다.”

경기북도 설치는 35년 가까이 논의돼 온 지역주민의 오랜 염원이다. 동시에 경기북부 지역의 중첩규제를 걷어내고 성장 잠재력을 깨워내면 저성장 위기에 놓인 대한민국이 도약하는 데 실질적 발판이 될 사안이다. 필요성과 당위성을 더 언급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국민적 지지를 얻고 있는 현안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에 더더욱 주민투표를 실시해야 한다.

경기도의회는 경기북도 설치의 열쇠를 ‘협치’로 보고 여야가 함께 대응하고 있다. 지난 12월 여야 교섭단체가 공동으로 ‘경기북도 설치를 위한 비전 선포식’을 열었고 저 또한 국회에서 진행된 관련 토론회에 참석해 간절한 마음을 전달했다.

경기도는 행안부의 주민투표 결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총선 이후 22대 국회에서 재추진해 주민투표를 실시하겠다는 입장이다. 중장기적 방안 수립이 중요하지만, 총선이 다가온다는 이유로 지금 당장 해야 할 역할을 접어둬선 안 될 것이며 국회, 행안부와 소통의 끈을 놓지 않겠다.”

Q 남은 임기 동안 의장으로서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여야와 개별 도의원, 의회사무처 직원과 집행부가 두루 어우러진 조직에서 우리가 기대했던 것 이상의 열매를 수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의장 공약 추진 현황 또한 꼼꼼히 파악해 막판 스퍼트를 내도록 하겠다.

변화하는 시기에 항상심을 잃지 않고 의정에 집중하는 일이 관건. 동료의원과 직원, 집행부 관계자들과 부지런히 소통하고 때로는 독려하며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 11대 의회 임기의 반환점을 돌아서는 시기인 만큼, 여야동수라는 협치의 시험대를 넘어 도민께 실질적 성과로 보답하겠다.

주민과 가장 맞닿은 곳에서 주민들이 기댈 수 있는 최일선의 대의기관이 바로 지방의회다. 도민 실리를 최우선시하며 경기도의회가 전국 지방의회에 새로운 기준을 수립하는 과정을 지켜봐 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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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건기자

gogosin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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