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 두달 뒤 8천원 반납하라는 문자

한 간부, 중복지급 책임지고자 행동

“단순 전산 실수… 시스템 검토 예정”

예비군
경기남부의 한 예비군 훈련부대에서 중복 입금된 여비를 개인계좌로 반납해달라는 문자를 발송했다.2024.01.08./독자제공

“처음에 문자를 받고 진짜 군대에서 보낸 건가 의심부터 들었어요.”

지난 4일 A씨는 난데없이 한 예비군 부대의 간부로부터 예비군 여비 일부가 중복으로 지급됐으니 반납해달라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앞서 그는 지난해 11월 경기남부 지역의 한 예하부대 예비군 훈련장에서 훈련을 받고 교통비와 훈련보상비 등을 여비로 지급 받았다. 하지만 두 달 뒤 8천여원을 반납하라는 문자를 받은 것이다.

당혹스러운 점은 그뿐만이 아니었다. 해당 메시지에는 ‘일찍 안내드리지 못해 죄송하다’, ‘116명분의 여비를 제 돈으로 먼저 조치하여 개인계좌로 받는 점을 양해 부탁한다’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A씨는 “군 당국으로부터 온 공식적인 요청 문자에 개인계좌로 보내달라는 내용 등이 적힌 점을 이해할 수 없다”며 “문자를 받고 가장 먼저 스미싱(문자메시지 등을 이용한 금융 사기)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훈련받은 부대명과 날짜가 일치하는 것을 보고 스미싱은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해당 문자에 이모티콘이 있는 점과 요청 내용 등이 미심쩍어 인근 행정복지센터에 있는 소속 예비군동대 담당자에게 문의했다. 그러나 해당 예비군동대 역시 관련 내용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확인 결과 지난해 11월28일 해당 부대 간부 B씨는 예비군 여비 지급 과정에서 교통비 항목을 중복 지급했고 다음날 이를 인지했다. 이에 중복 지급으로 발생한 부대 계좌의 빈 금액을 개인 돈으로 채우고 이후 해당 금액을 예비군들에게 받아 다시 부대 계좌에 채우겠다고 판단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부대 관계자는 “B씨가 악의적인 목적으로 고의성을 갖고 저지른 일이 아닌 단순 전산상 실수로 파악됐다”며 “B씨가 사비로 부대 계좌의 금액을 메꾼 행동에는 상부의 지시가 전혀 없었고 본인의 실수에 대해 책임을 지고자 한 자의적인 판단”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B씨가 따로 보고하지 않아 인지하지 못했다. 감사를 비롯해 여러 절차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누락이 있었는지 확인 중”이라며 “상급부대와 연락하며 시스템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는지 살펴보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