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어차피 구내식당이지만… 밥값 자꾸 오르니 부담

입력 2024-01-10 18:28 수정 2024-01-10 21:29

안산 반월산단내 식당 ‘6500원’ 변동

“식당가 멀리있어 다른 선택지 없어”

지난해 구내식당 가격인상 7% 육박

편의점도시락도 전년비 5.2%나 뛰어

구내식당

9일 안산시 반월공단에 위치한 한 구내식당 모습 2024.1.9 /김동한기자 dong@kyeongin.com

지난 9일 낮 12시께 찾은 안산시 반월국가산업단지에 있는 한 구내식당. 점심시간이 되자 사람들이 여느 때처럼 몰려들었다. 밥과 국, 반찬 7가지를 양껏 담을 수 있는 이 구내식당은 지난해 7월 한 끼 가격을 6천원에서 6천500원으로 인상했다. 인건비와 식자재 구입비 등 지속적인 물가 상승으로 인한 결정이었다.

10일 수원버스터미널 구내식당도 점심시간을 맞아 버스 운전기사와 회사 직원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한 끼에 5천500원이었던 이 구내식당은 지난해 7월 새로운 업체가 인수하며 6천500원으로 가격을 올렸다.

해당 구내식당 이용자들은 가격 인상에 부담을 느끼면서도 다른 곳을 선택할 수 없어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반월산단 구내식당에서 만난 김모(50대) 씨는 “큰 회사를 제외하면 이곳 산단 회사 직원들은 대체로 여러 회사가 공동으로 이용하는 매점이나 구내식당에서 식사한다. 산단이 도심과 멀어 일반 식당가는 여기서 차로 10분은 이동해야 할 정도로 떨어져 있기 때문”이라며 “가격을 올려 아쉽지만 딱히 다른 선택지는 없어서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식 물가가 치솟으면서 비교적 저렴한 구내식당을 이용하는 직장인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구내식당 식사비마저 역대 최고치인 6.9%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구내식당 가격이 뛰자 편의점 도시락으로 눈길을 돌리는 이들이 증가하는 가운데, 산단 노동자들처럼 구내식당 외 대안이 마땅히 없는 곳에선 부담을 고스란히 느끼고 있다.

구내식당

9일 안산시 반월공단에 위치한 한 구내식당 모습 2024.1.9 /김동한기자 dong@kyeongin.com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구내식당 식사비 소비자물가지수는 116.01로 전년 대비 6.9% 상승했다. 2020년 2.6%, 2021년 4.1%, 2022년 4.2%로 상승세였지만 지난해는 7%에 육박할 정도로 대폭 늘어났다. 이는 구내식당 식사비 관련 통계가 발표된 2001년 이후 역대 최고치다. 지난해 상승률은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3.6%)의 1.9배에 달한다. 대표적 먹거리 지표인 외식 전체(6%), 가공식품(6.8%) 물가 상승률보다도 높다.

구내식당 식사비가 대폭 오른 이유는 인건비와 식자재 비용 인상 등과 관련 있다. 각 업체들은 비용을 조정해도 충분치 않다는 반응이다. 한 구내식당 업계 관계자는 “가공식품, 농수산물 등 가격이 꾸준히 올랐고 인건비도 상승했다. 또 업체마다 급식 메뉴를 다양하게 해달라는 요청도 있어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반월산단 구내식당 주인은 “대체로 공장에서 땀 흘리며 일하는 직원들이 많아 양을 줄일 수도 없고, 다른 구내식당과 경쟁을 하기 때문에 가격을 이 이상 더 올릴 수도 없다”며 “사실 이 가격으론 적자를 면하는 수준”이라고 토로했다.

사정이 이렇자 편의점 도시락을 대안으로 찾는 직장인들도 늘어나고 있는데, 편의점 도시락 물가 상승률도 지난해 전년 동기 대비 5.2% 올랐다. 2022년 상승률(2.1%)의 2.5배가 오른 것이다.

구내식당

10일 수원버스터미널 구내식당 모습 2024.1.10 /김동한기자 don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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