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내식당, 너마저… 고물가에 '역대 최고 점심값'

입력 2024-01-10 20:35 수정 2024-01-10 21:07
지면 아이콘 지면 2024-01-11 14면
작년 6.9% 상승… 도심 먼 산단노동자들 선택지 없어 하소연
편의점 도시락도 5.2% ↑ … 인건비·식자재값 인상 부담 가중


지난 9일 낮 12시께 찾은 안산시 반월국가산업단지에 있는 한 구내식당. 점심시간이 되자 사람들이 여느 때처럼 몰려들었다. 밥과 국, 반찬 7가지를 양껏 담을 수 있는 이 구내식당은 지난해 7월 한 끼 가격을 6천원에서 6천500원으로 인상했다. 인건비와 식자재 구입비 등 지속적인 물가 상승으로 인한 결정이었다.

10일 수원버스터미널 구내식당도 점심시간을 맞아 버스 운전기사와 회사 직원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한 끼에 5천500원이었던 이 구내식당은 지난해 7월 새로운 업체가 인수하며 6천500원으로 가격을 올렸다.



해당 구내식당 이용자들은 가격 인상에 부담을 느끼면서도 다른 곳을 선택할 수 없어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반월산단 구내식당에서 만난 김모(50대)씨는 "큰 회사를 제외하면 이곳 산단 회사 직원들은 대체로 여러 회사가 공동으로 이용하는 매점이나 구내식당에서 식사한다. 산단이 도심과 멀어 일반 식당가는 여기서 차로 10분은 이동해야 할 정도로 떨어져 있기 때문"이라며 "가격을 올려 아쉽지만 딱히 다른 선택지는 없어서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식 물가가 치솟으면서 비교적 저렴한 구내식당을 이용하는 직장인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구내식당 식사비마저 역대 최고치인 6.9%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구내식당 가격이 뛰자 편의점 도시락으로 눈길을 돌리는 이들이 증가하는 가운데, 산단 노동자들처럼 구내식당 외 대안이 마땅히 없는 곳에선 부담을 고스란히 느끼고 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구내식당 식사비 소비자물가지수는 116.01로 전년 대비 6.9% 상승했다. 2020년 2.6%, 2021년 4.1%, 2022년 4.2%로 상승세였지만 지난해는 7%에 육박할 정도로 대폭 늘어났다.

이는 구내식당 식사비 관련 통계가 발표된 2001년 이후 역대 최고치다. 지난해 상승률은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3.6%)의 1.9배에 달한다. 대표적 먹거리 지표인 외식 전체(6%), 가공식품(6.8%) 물가 상승률보다도 높다. → 그래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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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내식당 식사비가 대폭 오른 이유는 인건비와 식자재 비용 인상 등과 관련 있다. 각 업체들은 비용을 조정해도 충분치 않다는 반응이다. 한 구내식당 업계 관계자는 "가공식품, 농수산물 등 가격이 꾸준히 올랐고 인건비도 상승했다. 또 업체마다 급식 메뉴를 다양하게 해달라는 요청도 있어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반월산단 구내식당 주인은 "대체로 공장에서 땀 흘리며 일하는 직원들이 많아 양을 줄일 수도 없고, 다른 구내식당과 경쟁을 하기 때문에 가격을 이 이상 더 올릴 수도 없다"며 "사실 이 가격으론 적자를 면하는 수준"이라고 토로했다.

사정이 이렇자 편의점 도시락을 대안으로 찾는 직장인들도 늘어나고 있는데, 편의점 도시락 물가 상승률도 지난해 전년 동기 대비 5.2%다. 2022년 상승률(2.1%)의 2.5배가 오른 것이다.

/김동한기자 don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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