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전기생산 떠안은 인천

2022년 전력자립률 212.8% 전국3위
서울 8.9%·경기 61% '의존도 높아'
인천 대형발전 5곳·영흥은 석탄 연료
질소산화물 배출량 모두 3964t 달해

인천시가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 시행에 대비해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에 주목하고 있는 이유는 도시 인천이 각종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하는 발전시설을 떠안으면서도 생산 전력 대부분은 서울·경기에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전력통계정보시스템 등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기준 인천시의 전력자립률은 212.8%로 전국 시·도 중 세 번째로 높다.

전국에서 전력자립률이 200%를 넘는 곳은 인천시를 비롯해 부산시(216.7%), 충남(214.5%), 경북(201.4%) 등 4곳이다. 반면 서울시는 전력자립률이 8.9%로 전국에서 가장 낮다. 경기도 역시 61%에 불과하다.

전력자립률이 높다는 뜻은 지역에서 쓰는 전력 소비량보다 발전량이 많다는 의미다. 인천과 함께 수도권으로 묶이는 서울·경기는 타 지역에서 생산하는 전력에 의존하고 있는 셈이다.

인천의 연간 전력 소비량은 2만5천507GWh다. 인천에서 생산하는 전력량 5만4천283GWh의 47% 수준이다. 나머지 전력 53%(2만8천776GWh)는 모두 서울과 경기에서 쓰인다.

인천이 수도권 전력 생산의 대들보 역할을 하는 사이 인천시민은 각종 오염물질에 노출돼 있다.

인천에는 한국서부발전 서인천발전본부(1천800㎿), 한국남부발전 신인천발전본부(1천800㎿), 한국중부발전 인천발전본부(1천462㎿), 한국남동발전 영흥화력발전본부(5천80㎿), 포스코에너지(3천176㎿) 등 모두 5곳의 대형 발전소가 있다.

이중 옹진군 영흥도에 있는 영흥발전본부는 석탄을 이용한 화력발전소다. 서구에 있는 나머지 4곳은 LNG(액화천연가스)를 연료로 쓴다. 2022년 기준 영흥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한 먼지(TSP)는 128t에 달했다. 대기오염을 유발하는 황산화물(SOx)은 2천580t, 질소산화물(NOx)은 1천864t이다. 서구에 있는 LNG화력발전소 4곳에서도 연간 2천96t의 질소산화물이 배출됐다.

반면 서울시는 발전소가 1곳(중부발전 서울발전본부)에서 172t, 경기도는 LNG발전소 7곳에서 2천782t의 질소산화물을 배출하는 데 그쳤다.

김송원 인천경실련 사무처장은 "환경오염물질을 내뿜는 국내 최대 규모 석탄화력발전소가 인천에 있지만, 생산 전력 상당량이 서울·경기로 간다"며 "피해는 인천시민이 입고 혜택은 타 지역이 얻고 있다.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 등을 통해 인천시민이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경욱기자 imja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