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말 특사경 '6억 횡령' 적발
도내 시군 수의계약 중단 나서
일부 '특수임무유공자회' 수행
수사 당시 '밀접한 관계'로 파악
"담당자 그대로" 동일주체 의혹
사회복지법인 미래재단과 한 유공단체가 경기도 한 시군 지자체와 맺은 용역수의계약 명단을 위아래로 비교한 모습. 계약대상만 다를뿐 시기와 내용 및 금액 등이 모두 유사하다. /경기도내지자체 계약정보공개시스템 캡쳐.
6억 원에 달하는 수익금 횡령 사실이 드러난 사회복지법인 미래재단(2023년 12월12일자 7면 보도=수익금 6억 횡령… '민낯 드러난' 미래재단)에 매년 수억 원어치 청소·경비용역 등을 수의계약으로 맺어 준 경기도 시군 지자체들이 잇따라 계약을 중단하고 나섰다.
이 가운데 일부는 수의계약 대상 법인만 바뀌었을 뿐 사실상 동일한 주체가 여전히 용역을 이어가는 것으로 확인됐다.
21일 경기도 내 지자체 등에 따르면 한 해 1억~2억원 규모의 노점상 적치물 정비 용역을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수의계약으로 미래재단에 맡겨 온 안산시의 한 구청은 올해 다른 사회복지법인으로 해당 용역 계약 대상을 바꿨다.
용역을 직접 수행해야만 사회복지법인 등 명목으로 수의계약을 얻을 수 있도록 한 지방계약법을 미래재단이 장기간 어긴 문제가 지난해 경기도 특사경의 수사로 드러난 데 따른 조치다.
연간 최대 5억7천만원의 청소용역 수의계약을 8년 간 미래재단과 이어 온 성남시 산하의 한 사업소도 올해부터는 미래재단과 인연을 끊었다.
하지만 일부 지자체에선 수의계약 대상 법인만 달리한 채 미래재단 관계자가 여전히 동일한 용역사업을 지속하는 사례도 확인됐다.
수원시 한 산하기관은 해당 기관이 관리하는 한 시설의 청소용역 수의계약 대상을 지난 2022년 미래재단에서 이듬해 대한민국특수임무유공자회 경기도지부로 바꿨는데, 해당 용역사업을 수행하는 주체는 올해도 같은 상태였다.
해당 시설 관계자는 "당시 언론에 문제가 드러나 미래재단에 제기했더니 수의계약 대상자만 한 유공단체로 바꾸었을 뿐 담당 업무는 미래재단 때부터 맡아왔던 직원들이 그대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유공단체는 미래재단 최초 설립자이자 이번 특사경 수사를 받고 검찰에 송치된 A씨가 과거 속했던 단체이기도 하다. 실제 특사경도 수사 당시 미래재단과 이 유공단체가 서로 밀접한 관계로서 사실상 함께 용역사업을 수행한 것으로 파악했었다.
대한민국특수임무유공자회(경기도지부)는 지난 수년 간에 이어 올해도 수원시, 안산시, 성남시 이외 여러 도내 지자체와 수억원 대 청소·경비 등 용역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한 지자체 회계부서 관계자는 "(다른 법인으로)주체를 바꿔 다시 계약했는지는 확인하기 어렵지만, 지난해 문제가 터진 후 올해는 미래재단을 대상으로 수의계약이 들어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래재단은 사회복지법인이란 명목으로 전국 시군 지자체 등으로부터 수의계약을 통한 각종 용역사업을 얻어 지난 2019~2021년에만 442억 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김준석기자 joonsk@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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