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성시 양감면 위험물 창고 화재로 인해 오염수가 화성지역 소하천은 물론 평택 진위천 합류부 직전 7.4㎞까지 유입돼 '파란색'으로 물드는 사고가 발생했다. 창고에 보관돼 있던 인화성 액체와 소방수 등이 뒤섞여 인근 하천 물고기가 집단 폐사하고 악취가 진동했다. 오염수는 최소 3만t에서 최대 7만t으로 추산된다. 정밀 수질검사에서 농업용수 사용 적합 결과가 나왔지만, 농민들은 여전히 미심쩍다. 막아놓은 오염수가 땅으로 스며들어 지하수를 오염시킬까 전전긍긍이다.
화성시가 사고 발생 즉시 인접 평택시에 피해 상황을 알리지 않은 점은 반드시 따져봐야 할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화성시의 늑장 대응으로 방제비용만 최대 1천억원에,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건의해야 할 심각한 상황에 처했다고 성토한다. 화성시는 지난 9일 오후 10시께 화재가 발생한 후 소하천 야간방제 초동조치에 나섰지만, 평택시는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다음날 오전 10시께 화성시 관계자들은 진위천 하류로, 평택시 관계자들은 상류로 이동하다가 현장에서 만났고 이후 공동 대응을 하게 됐다니 얼마나 황당한가.
환경부의 '대규모 수질오염 위기대응 실무 매뉴얼'을 보면 오염물질의 사업장 밖 유출 시 해당 지자체는 사고 원인물질 종류·유출량, 공공수역 유입량 등 관련 정보를 수집해 환경부에 보고하고 관계기관에 전파해야 한다. 또 사고 발생 접수기관에서는 사고지역 관할 시·도 및 환경청에 보고, 인근 지자체에 통보해야 한다고 분명히 명시돼 있다. 화성시는 "화재 발생 당시 야간이라 육안으로 오염수가 얼마나 유출됐는지 확인할 수 없었다"고 변명하지만 궁색하다. 화성시가 보낸 재난 안전 문자메시지에서 '화학물질 유출' 내용이 누락된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
평택시는 외부에서 유입된 불명수 양이 많아 방제 작업에 10~15일 정도 더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추가 재원 투입이 불가피하다. 경기도는 화성시와 평택시에 각각 15억원, 총 30억원의 응급복구비를 긴급 지원했다. 행정안전부도 화성시와 평택시의 다급한 특별재난지역 선포 요청에 응답해야 한다. 유해화학물질이 하천에 무방비로 흘러가면 환경파괴는 순식간이다. 언제까지 후진적 오염사고로 시퍼렇게 멍든 하천을 바라봐야 하는가. 환경부와 지자체는 화학물질 취급 사업장의 안전실태 전수조사와 함께 실질적인 화학사고 대응책을 마련해 주민들을 더 이상 불안에 떨게 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