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약 믿고 물류창고 피해 참았는데”… 이천 어르신들 뿔났다

대포동 주민들, S건설 신축공사 피해 ‘마을기금 조성’ 믿고 인내

준공 후 시설 매각하고 1년째 약속 제대로 이행안해 “우롱” 분통

2일 이천시 대포동 주민들이 물류창고 준공 후 1년 넘게 주민과의 상생협약을 지키지 않은 S건설을 대상으로 ‘주민을 우롱하지 말라’고 구호를 외치며 시위하고 있다. 2024.2.2. 이천/서인범기자 [e-mail]

“악덕업주 S건설은 이천 대포동 주민들을 더 이상 우롱말라.”

물류창고 건설사와 마을 주민간 상생협약이 준공 후 1년이 넘도록 이행되지 않자 마을 어르신들이 길거리로 나섰다.

2일 이천시 대포동 주민들에 따르면 S건설이 2021년 5월 대포동 306번지 일원 약 2만7천여㎡ 부지에 물류창고 시설(지하 1층~지상 4층, 연면적 4만2천여㎡)을 신축하면서 일부 주택의 일조권을 침해하고 마을 소음·분진·교통사고 위험 등이 산재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은 당시 건설사와의 상생협약 사항이 있어 그동안 감수하면서 살아왔다.

주민들은 2021년 당시 시공사와 주민대표가 마을을 위한 기금조성에 협조한다는 협약을 맺고 함께 공증한 사실만을 신뢰하며 많은 위험과 고통을 인내하고 지내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S건설은 2022년 12월 준공 후에 시설을 제3의 업체에 매각, 현재 이 업체가 입주해 영업행위를 하고 있다.

하지만 S건설의 마을기금 조성 약속은 아직까지 제대로 이행되지 않은 상태다. 제3의 업체가 주민들과 계약이 있던 것도 아니고 매입에 의한 인수로 상행협약에 대한 이행 여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홍성서 마을 이장은 “시공사인 S건설에서 주민들의 각종 민원으로 공사지연 등이 안되게 도와달라며 자발적으로 의견을 제시하고 이에 따른 협약서를 체결, 마을을 위한 기금 일부를 조성한 후 준공 후 45일내에 나머지 기금을 지급한다는 협약서를 체결하고 공증까지 마쳤는데 1년이 다 되도록 깜깜무소식”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홍인성 노인회 총무는“수차례 시공사를 찾아 이행요구를 시도했으나 이제 와서는 맘대로 하라는 식의 업체의 행위에 주민 모두가 분노하고 있다. 수백억원대 공사를 하는 업체로서 자격이 없다. 약속이 이행될 때까지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또 홍은표 새마을지도자는 “대포동은 70여 가구 주민들이 사는 홍씨 집성촌으로 마을 주민들의 목소리를 들어주는 곳 하나 없어 ‘허공의 메아리’인 것 같다. 하지만 어르신들을 기만한 악덕 업주를 위해 유사한 사례가 있는 인근 마을과 연계해 지속적으로 마을의 권리와 희망을 되찾아 오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S건설 관계자와의 통화를 위해 주민들의 협조를 얻어 전화연결을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이천/서인범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