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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사는 이야기] 도청 공직 퇴임 '고향서 봉사활동' 김태한 씨

입력 2024-02-05 19:48 수정 2024-02-21 10:01
지면 아이콘 지면 2024-02-06 17면

통장·바리스타·제빵사·노인회장… 오산 '팔방미인' 


후배들과 모교 삼미초교 벽화그리기
매년 경로행사 공연 소외이웃에 희망
"주변 함께할 사람많아 소중한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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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한 전 구리시 부시장이 오산 시니어클럽 '손수' 카페에서 커피를 내리고 있다. 2024.2.5 오산/김학석기자 marskim@kyeongin.com

경기도청에서 존경받는 공무원 중 한 사람으로 평가받았던 퇴직 공무원이 고향에서 왕성한 봉사활동을 통해 지역사회 공동체를 환하게 밝히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구리시 부시장으로 공직을 마친 김태한(70) 전 경제과학진흥원 경영관리본부장이다. 재임 중엔 소각장, 환경, 한강 물관리 등의 업무를 깔끔하게 처리했다. 이에 후배 공직자들과 당시 김문수 도지사의 신임이 두터웠다.



현재 김 전 부시장의 공식 직함은 오산시 세마동 통장이자 바리스타, 제과제빵사, 노인회장, 영농회장 등이다.

공직을 마친 김 전 부시장은 고향인 오산시 세마동으로 귀향했다. 처음엔 고향 사람들을 몰라 지역 어르신들의 권유로 이장을 맡아 주민들의 심부름꾼으로 봉사활동을 펼쳤다. 화성시 팔탄에 '초록농부농장'을 만들어 도시농업을 통한 전원생활도 시작했다. 이후 통장 겸 노인회 총무를 거쳐 현재는 외삼미동 노인회장과 영농회장으로 노인복지에 기여하고 있다.

주민화합과 자긍심을 높이기 위해 벽화사업을 추진하며 애향심을 키우고 환경개선에도 기여하고 있다. 재능을 살려 모교인 삼미초교 담장 벽화그리기에 나서 어린이와 노인 등 44명이 참여하는 대작을 만들었다. 경로당 개념도 바꿨다. 음주나 화투놀이가 아닌 삼미청춘학당으로 개편해 그림그리기, 실로폰연주회, 가구공방, 뜨개질 등을 통해 마을 공동체 형성에 이바지하고 있다. 우쿨렐레 모임인 '세마렐레' 연주단과 '올드보이화이어'라는 합창단을 창단해 매년 경로행사와 연계한 공연 등 깊이 있는 봉사도 펼쳐 지역사회의 외롭고 소외된 이웃에게 희망을 밝히고 있다.

매주 2~3일간은 노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오산 시니어클럽에도 출격해 제과제빵 및 바리스타로서 활동하고 있다. 커피를 만들고 빵을 구워내 손님을 대접하며 생기는 수익금을 다시 노인복지에 쓰고 있다. 이제 주변의 어르신들은 노인회장인 김 전 부시장의 의견에는 무조건 따를 정도로 신뢰가 높다.

김 전 부시장은 오늘도 시니어클럽인 '손수' 매장에서 커피와 빵을 준비한다. 매장에서는 청년이 되고 젊은 노인회장의 역할을 위해 열정적으로 일한다. 배려와 이웃 존중정신이 몸에 밴 그는 "나이들면 건강이 우선이고 주변에 함께할 사람이 많은 이가 행복하다"며 "행복하기 위해서는 나를 내려놓고 남을 위하는 긍정의 생각과 현장활동, 몸을 쓰는 하루하루가 참으로 중요하고 소중하다"고 말했다.

공직에서 모범생이었던 김 전 부시장은 퇴직 이후에도 그 성품과 공직경험을 살려서 고령화를 걷는 지역사회에서 반드시 필요한 장년으로서의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후배 공직자들이 많이 애쓰고 노력하고 있어 늘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면서 "공무원은 기본적으로 존중과 배려의 마음을 가져야 하며 자신이 속한 시·군, 경기도, 그리고 대한민국의 공무원이라는 자긍심을 바탕으로 일해주기를 바란다"고 부탁했다.

오산/김학석기자 marskim@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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