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정체 해소 확인… 확대 검토" 학부모 "시기상조" 반대
"제한속도를 시속 30㎞에서 50㎞로 상향하니까 운전하기 훨씬 편해졌습니다", "예외를 두기 시작하면 스쿨존의 의미가 퇴색될 수 있습니다."
통상 시속 30㎞인 스쿨존의 차량 속도 제한을 어린이 보행이 적은 야간 시간대 등엔 시속 50㎞로 완화하는 방안에 대해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인천경찰청 등은 스쿨존 제한속도를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어린이보호구역 가변형 속도제한 시스템' 시범 사업을 하며 차량 정체 해소 등의 효과가 확인됐다면서 확대 여부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속도 제한을 완화하면 어린이보호구역의 취지를 살리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인천시와 인천경찰청은 지난 2022년 7월부터 지역 내 스쿨존 669곳 중 처음으로 연수구 동춘초 스쿨존의 제한속도를 탄력적으로 운영해오고 있다. 지난해 8월엔 추가로 부평구 부내초·미산초 스쿨존에도 이를 적용했다.
시속 50㎞로 정해져 있던 연수구 동춘초 스쿨존은 오전 8~9시, 낮 12시~오후 4시엔 제한속도가 시속 30㎞로 바뀌었다.
부평구 부내초·미산초 스쿨존은 오전 8시∼오후 8시에만 제한속도가 시속 30㎞이고, 다른 시간대는 시속 50㎞로 늘어났다.
이는 어린이 보행량이 적은 시간대에도 스쿨존 제한속도가 적용돼 운전 편의성이 떨어지고 교통혼잡을 유발한다는 민원이 잇따르면서 도입됐다.
인천경찰청 교통과 관계자는 "그동안 시간대에 따라 스쿨존 제한속도를 가변적으로 운영해달라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됐다"며 "스쿨존에 진입하는 차량이 급감속해 뒤따라오던 차량이 충돌할 뻔했다는 민원도 있어 탄력 운영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말했다.
교사·학부모 등은 스쿨존 제한속도 완화 조치가 '어린이보호구역'의 취지를 퇴색시킬 수 있다고 걱정한다.
또 스쿨존 제한속도를 지키지 않는 차량이 적지 않아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있다.
초등학교 교사 박모(33)씨는 "스쿨존을 통과할 땐 답답함을 느낄 때가 있지만 스쿨존 취지 자체는 우리 아이들을 위한 것이 아니겠느냐"며 "하나하나 예외 상황을 두면 스쿨존의 의미가 퇴색될 수 있다. 탄력운영에 반대한다"고 했다.
인천시는 스쿨존 제한속도 탄력 운영과 관련해 올해 상반기 실태조사에 나서 확대 여부 등을 판단하기로 했다.
/이상우기자 beewo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