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당사자들 "이재명 사당화"
윤영찬 "지역구 특정인 찍어내는
'밀실공천'… 경선서 안물러설것"
박용진 "굴욕적… 당 경각심 필요"
오늘 의총서 '계파공천' 제기될듯
李 "불만, 내부 분열로 왜곡 안돼"
총선을 50일 앞두고도 더불어민주당은 '비명횡사' 논란으로 뒤숭숭했다. 전날부터 공천관리위원회가 의정활동평가 결과를 하위 20% 이하에 해당하는 의원에게 통보하면서다.
전날 김영주 국회 부의장에 이어, 박용진·윤영찬(성남중원) 의원이 결과에 수긍할 수 없다며 '이재명 사당화'를 비판했다. 급기야 '비명' 의원들은 별도 모임을 갖고 공동의 문제의식을 확인했다. '계파 공천' 문제는 21일 의원총회에서 분출할 것으로 보인다.
윤영찬 의원은 20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전날 오후 임혁백 공관위원장으로부터 하위 10%에 속함을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경선득표율에서 30% 감산에 해당한다. 윤 의원은 "나를 철저히 밟고 가라"며 경선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도 표명했다.
윤 의원은 "정량평가 항목들은 모두 초과달성했으니 결국 정성평가서 결정됐을 것"이라고 했고, '낮은 점수의 원인이 뭐라 보냐' 묻자 "이재명에게 물어달라"고 대응했다.
윤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에서 '특정인 찍어내기'가 이어지고 있고, 이번 평가 결과 통보는 '밀실 공천'을 확인시킨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번 총선에 임하는 더불어민주당의 목표가 무엇인가. 윤석열정권에 대한 심판인가 이재명 대표 개인 사당화의 완성인가. 후자가 목표라면 윤영찬을 철저히 밟고 가라"고 강도높게 비난했다.
같은 이유로 윤 의원보다 앞서 기자회견을 한 박용진 의원도 "이 치욕(의정활동 하위 10%)을 국민 여러분께 공개하는 이유는 제가 받고 있는 이 굴욕적인 일을 통해 민주당이 지금 어떤 심각한 위기에 놓여있는가를 분명하게 드러내고 당을 사랑하는 많은 분들이 경각심을 가지시기를 바라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의정활동에 대한 평가가 객관적이기보다는 계파공천에 따른 것이고, '불공정'하다는 문제의식은 비명계 의원들이 전반적으로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윤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 전 홍영표 의원실에서 송갑석 의원 등 댓명과 이같은 상황에 대해 논의했다. 그는 '단체행동에 나서냐'는 질문에 "단체 행동이라기보다는 윤 정권 심판을 망치는 방향으로 가는 것 아닌가에 대해 우려하고 공감했다"고 전했다. 또 "첫 모임이어서 어떻게 하자는 말은 없었고, 내일(21일) 의총에서 우려를 전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해당 모임과는 별개로 '전화를 아직 안 받았다'고 한 경기도 지역의 또다른 비명계 A 의원도 '의정활동 평가 결과'가 '계파 공천'에 기인한다는 의견을 전했다.
A의원은 "박 의원은 3개월에 한번씩 계속 의정보고서를 써왔다. 그런 의원은 박 의원이 유일하다. 그런데 하위 10%에 속한다는 것을 누가 납득하겠나"라며 "친명/친문으로 갈라진 판은 맞는 것 같다. 그렇지 않으면 이런 결과가 나오긴 어렵다"고 봤다.
이 대표는 자신의 SNS를 통해 일련의 과정을 "혁신공천"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누군가는 하위평가를 받아야 하고, 하위평가를 받은 분들은 불만을 가지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이를 두고, 친명 반명을 나누는 것은 갈라치기"라며 "하위 평가자들의 당연한 불만을 내부 분열로 왜곡해서는 안 된다"고 경계했다.
/권순정기자 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