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키스병 원인 EBV 양성 위암 남녀 차이 규명’

입력 2024-02-28 13:19 수정 2024-02-28 13:37
분당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 교수(왼쪽), 김지현 전임의.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소화기내과 김나영 교수 연구팀

‘엡스타인-바 바이러스’ 위암

남성 발병률 높지만 예후 좋아

분당서울대병원은 28일 “소화기내과 김나영 교수 연구팀(제1 저자 김지현 전임의)이 인구 90% 이상이 감염되는 ‘엡스타인-바 바이러스’에 양성 반응을 보이는 위암에 대해 남녀 성별에 따른 양상 차이를 분석해 발표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Gastric Cancer’에 최근 게재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타액을 통해 전염되는 헤르페스 바이러스인 ‘엡스타인-바 바이러스(Epstein-Barr Virus, EBV)’는 세계에서 가장 흔한 바이러스로, ‘키스병’이라고도 불리는 감염성 단핵구증의 원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러한 ‘엡스타인-바 바이러스’는 특별한 예방법은 없지만 감염이 되더라도 대부분 큰 증상 없이 지나가며, 전체 인구의 90% 이상에서 항체가 발견될 정도로 흔해 간과되기 쉽다. 그러나 ‘엡스타인-바 바이러스’는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지정한 1급 발암물질로, 위암을 비롯한 비인두암 등 다양한 암 발병의 원인이 된다.

특히 위암의 경우 전체의 약 10%가 엡스타인-바 바이러스 양성 위암으로 분류된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최근 의학계에서는 위암 세포의 분자적 특성을 구분하는 네 가지 기준 중 하나로 이 바이러스의 양성 유무를 발표한 바 있다.

이에 연구팀은 엡스타인-바 바이러스(EBV) 양성 위암의 특성을 규명하고, 성별에 따라 어떻게 다른 양상을 보이는지 밝히는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에는 2003년부터 2023년까지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위암으로 진단, 치료를 받은 4천587명의 데이터가 사용됐다.

분석 결과, 남성 위암 환자의 13.3%가 EBV 위암인 반면 여성은 3.3%에 불과했으며, 위암 자체가 남성에서 호발하기 때문에 총 환자 수는 남성이 약 10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EBV 위암은 일반적인 위암에 비해 분화도가 낮은 특징을 보였다.

일반적으로 분화도가 낮을수록 침윤이 깊고 조직 형태의 구분이 어려워 미만형(점막 아래 퍼지는 형태의 암)으로 분류되면서 예후가 안 좋은 것으로 예측되지만, EBV 위암은 오히려 전체적인 생존율이 일반 위암에 비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연구에 따르면 이는 남성에만 해당하는 사항으로 밝혀졌다. 남성에서 EBV 위암의 5년 생존율은 90.8%로 그 외의 위암이 85.3%인 것에 비해 유의미하게 높았지만, 여성은 EBV 유무에 따라 각각 88.5%, 87.0%로 사실상 차이가 없었다.

연구팀은 이와 같은 결과가 EBV 위암에 대한 면역체계의 남녀 차이와 관계가 깊다고 추정한다. 즉 여성은 에스트로젠 등 성호르몬으로 인해 면역기능이 전반적으로 높아 EBV 양성 위암 발병률 자체가 낮지만 발생 시에는 생존율에 영향을 주지 않고, 남성은 EBV 양성 위암의 발생률은 높지만 전이가 잘 안 되며 생존율이 상승하는 결과를 보인다는 것이다.

김나영 교수는 “남녀에 따른 엡스타인-바 바이러스 위암의 양상 차이를 자세하게 밝혀낸 연구”라며 “이번 연구를 통해 분화도가 낮은 미만형 점막하 침윤이 의심되는 경우라도 전이가 잘 일어나지 않는 남성 EBV 양성 조기 위암이라면 부담이 큰 위절제술 대신 내시경 치료를 우선적으로 시도해 볼 수 있다는 근거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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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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