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정원 확대

정부, 업무개시명령 전달… 전공의, 일부 복귀 움직임

입력 2024-02-28 20:13 수정 2024-02-28 21:38
지면 아이콘 지면 2024-02-29 2면

전공의 의대 증원 반발 관련 스케치 (1)
전공의들이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증원에 반발하며 집단 행동에 돌입한지 엿새째인 25일 수원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2024.2.25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송달 효력 확실 사법절차 준비완료
복지부, 내달 4일에 미복귀자 파악
의협 "압박 심할수록 저항 거세져"

 

정부가 전공의 복귀 '마지노선'으로 제시한 29일을 하루 앞두고 각 수련병원 전공의의 집에 직접 찾아가 업무개시명령을 했다.

그동안 우편이나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 등으로 전공의들에게 현장에 돌아올 것을 명령했으나, 마지막으로 송달 효력을 확실히 함으로써 사법 절차를 위한 준비를 마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복귀시한을 앞두고 일부 전공의들의 복귀 움직임도 있으나, 우선 상황을 지켜보자는 입장이 다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 행동으로 압박하는 정부




=복지부는 28일 오전부터 전공의 자택에 방문해 명령을 직접 전달하기 시작했다. 행정절차법에 따르면 송달하려는 장소에서 대상자를 만나지 못했을 때는 동거인 등 대리인에게도 문서를 교부할 수 있다.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정부의 전공의 자택 방문을 두고 "대한민국이 대화와 타협보다는 겁박으로 모든 일을 해결하는 전체주의 국가로 변모하고 있다"며 "정부의 압박이 거세질수록 (의업) 포기를 통한 의사들의 저항도 더욱 거세지고 빨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경찰은 의사단체 '지도부'를 중심으로 수사하겠다는 방침을 정한 바 있고 정부도 "3월부터는 미복귀 전공의에 대해 면허정지 처분과 사법절차의 진행이 불가피하다"면서 29일까지 복귀할 것을 요청한 상태다.

복지부는 29일 이후 첫 정상 근무일인 3월 4일을 기해 미복귀 전공의 수를 파악하는 수순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미복귀자 집계가 완료되는 대로 복지부가 경찰에 고발하면, 경찰이 피고발인에게 즉시 출석요구서를 보내는 등 정식 수사 절차를 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찰은 피고발인이 합당한 이유 없이 출석에 불응하면 검찰과 협의해 체포영장을 발부하겠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업무개시명령을 이행하지 않는 경우 의료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면허를 박탈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 복귀움직임은 있으나, 압박에 대한 반발도 거세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 건국대학교병원 소속 전공의 12명이 지난 26일 복귀한 것으로 확인됐다. 건국대병원 전공의 수는 2022년 수련환경평가위원회 집계 기준 인턴 29명, 레지던트 169명 등 총 198명이다.

'예비 인턴' 중에선 임용 포기를 번복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한양대병원에선 전날 인턴 2명이 임용 포기를 '취소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복귀를 고민하는 전공의도 더러 있는데, 생계를 위해 매달 급여를 받아야 하는 개인 사정 등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28일 의과대학 정원 확대에 반발해 집단사직한 전공의들을 향해 "어떤 이유로든 의사가 환자 곁을 떠나는 것은 이해될 수도 없고 용납될 수도 없다"며 복귀를 강력히 촉구했다.

다만 대부분의 병원은 아직 전공의들의 복귀 움직임이 없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 대형병원의 진료가 필요한 환자들의 신음은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현재 대학병원은 교수와 전임의로 전공의의 빈 자리를 메우고, 수술과 외래 진료를 전공의 절반으로 축소하는 등 비상진료체계를 가동 중이다.

/김태성기자 mrkim@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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