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지역구 총선 1명 전통 깨… 현역 꺾고 본선행
인천 남동갑 전성식 예비후보, 15년 간 조직팀장 역임
서울에 이어 PK 확대... 위성정당 대표도 당직자 출신
국민의힘 4·10 공천 작업이 막바지에 들어간 가운데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서 당 사무처 출신 인사들이 약진하고 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최근 당 사무처 당직자를 위성정당(국민의미래) 대표에 발탁하는가 하면, 직을 던지고 나선 당직자들이 단수 공천에 이어 경선에서도 1등으로 공천장을 거머쥐는 모습이다.
역대 총선에서 이번처럼 당직자들이 연쇄적으로 공천되는 사례는 보기 드물었다. 고작 1명 정도 지역구에 공천되는 것이 통상적이었지만 이번에는 한동훈 시스템 공천과 ‘경험’ 많은 당직자들에 대한 중용 분위기가 살아나면서 ‘상종가’를 이끌어내고 있다.
가장 먼저 김일호 전 서울시당 사무처장이 ‘험지’인 강서병에 단수로 공천되면서 테이프를 끊었다. 공채 7기인 김 예비후보는 강서병 선거구 내에 있는 초(화곡)·중(백석)·고(마포)를 거쳐 서울대를 졸업하고 당에 입사해 조직·총무국장과 서울시당 사무처장 등을 두루 거친 당료 출신이다. 험지라는 이유로 당료들 사이에선 관심도가 높지 않았으나, 토박이인 그는 ‘진짜 동네 사람’을 기치로 선거 현장에 뛰어 들었다. 경쟁 후보는 외지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 이다.
PK텃밭 경선에서 현역 의원을 꺾고 영남권 공천을 꿰찬 서지영 전 총무국장의 경선 결과는 더 드라마틱하다. 4년 전 고향인 부산 동래에서 고배를 마시고 당에 복귀해 와신상담해 왔다. 공채 7기인 그 역시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국정수석실 행정관, 당 홍보국장, 총무국장 등을 거친 당의 재원이다. 지난 대선 때 홍보국장으로 하루 7시간 이상 윤석열 대통령(당시 후보)과 동선을 같이하며 ‘AI 윤석열’을 제작했고, 현수막 홍보전을 이끌며 정권교체를 이뤘다. 이번엔 부산 동래에서 야당의 운동권 정치에 맞서 ‘선수교체’를 외치고 있다.
경선 현장에서 막판 피치를 올리는 당직자도 있다.
경남 창원의창 선거구에서 뛰고 있는 배철순 전 대통령비서실 행정관은 김종양 전 경남 결창청장과 경쟁 중이다. 배 예비후보도 2005년 공채 9기로 정당에 입사한 정통 당료 출신으로 중앙당 당무감사실장과 여의도연구원 여론조사실장을 역임한 기획전략통이다. 지난 대선 정국에선 부산에 이미 공천된 주진우 전 대통령실 법률비서관과 이원모 전 인사비서관 등과 중앙선대위에서 호흡을 맞추며 법무팀장으로 활약했다. 당내에서 빅테이터 전문가로도 유명한 그는 고향인 창원에서 ‘SMR·UAM 등 굵직한 경제 현안’을 제시하며 표심을 파고들고 있다.
인천 남동갑에선 직전 인천시당 전성식 전 사무처장이 손범규 전 인천시 홍보특보와 결선 경선을 치르고 있다. 2대8(당원과 일반인 비율) 여론조사 경선은 지난 2일부터 3일까지 종료되는데, 발표는 4일이다. 전 예비후보 역시 인천시당에 입사해 중앙당 조직팀장을 거치면서 15년간 정치 경험을 쌓은 당료 출신이다. 크고 작은 인천지역 선거 실무를 맡아 소리 없이 ‘승전보’를 알린 실무형으로, ‘인천 번영의 중심지였던 남동갑을 다시 활기찬 곳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23일 국민의힘은 비례대표 위성정당 ‘국민의미래’를 공식 출범하면서 초대 당대표에 당직자 조혜정(공채 6기) 정책국장을 합의 추대하고 사무총장에는 윤석열 대통령 인수위 경제1분과 실무위원 출신 정우창 사무총장을 추대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국민의힘과 국민의미래의 ‘원팀’을 강조하며 일체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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