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청, 2030년까지 '전국 첫' 직업계고 전면 재구조화
마이스터고 8개교로 확대 특성화고 52개교로
하이테크 계약학과 운영 등 5개 유형 나눠
직업학과 일반고는 미래형 모델학교로 전환
전담팀 운영에 취·창업역량개발센터 설립
임태희 "공유학교와 연계 이론·실무 일체"
경기도교육청이 학령인구 감소와 산업구조 변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경기지역 직업계고를 취업·창업에 알맞은 특성화고 형태로 전면 개편한다.
임태희 교육감은 지난달 27일 오전 부천시 소재 부천공업고등학교에서 이같은 내용의 '경기도 직업계고 미래교육 재구조화' 계획을 발표했다. 2030년까지 직업계고 108개교를 통폐합해 미래형 직업교육 모델학교 70개교로 전환하는 게 골자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이번 직업계고 재구조화 사업은 학령인구 감소와 첨단산업 도입에 따라 노동시장이 급변하고 직업계고 경쟁력이 약화하는 데 따른 특단책이다. 통계청 조사를 보면, 경기도 학령인구(고1 기준)는 2024년 13만6천명 수준에서 2038년 8만1천명 수준으로 급감한다.
여기에 직업계고는 졸업생의 다양한 진로진학과 학과개편에 한계를 거듭해 학생들로부터 외면받는 등 위기를 겪고 있다. 지난해 도교육청이 전문가들로 구성한 경기도 특성화고 정책실행연구회에선 현재의 직업계고를 재구조화하고 미래형 직업교육 학교모델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임태희 교육감이 지난달 27일 오전 부천시 소재 부천공업고등학교에서 브리핑을 열고 '직업계고 미래 교육 재구조화'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 제공 |
이번 직업계고 재구조화 사업은 오는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추진된다. 이번 사업을 통해 학령인구 감소 및 산업변화에 따른 직업계고 적정규모화 및 통폐합 추진, 직업계고 졸업생의 다양한 진로설계 지원, 지역과 학교 단위의 재구조화로 미래형 직업교육 모델학교로의 전환 등이 이뤄진다. 직업계고 전반을 재구조화하는 정책사업으로는 전국에서 처음 실시되는 것이다.
도교육청은 이를 위해 앞서 '함께 만드는 기특한(기대되고 특별한 한명 한명을 위한) 내일'을 비전으로 직업계고 적정 규모화 방안 등을 연구해왔다. 통폐합 대상은 3년 연속 입학정원 충원율이 평균 40~50% 미만인 학교, 3년 연속 취업률이 10% 미만인 학교다.
도교육청은 이를 토대로 마이스터고는 2030년까지 8개교(기존 3개교)까지 늘릴 예정이다. 반대로 특성화고는 52개교(기존 70개교), 직업교육학과 설치 일반고는 10개교(기존 35개교)로 통폐합해 미래형 직업교육 모델학교로 전환하기로 했다.
미래형 직업교육 모델학교는 하이테크·융합형·지역 연계 상생형·블렌디드·글로벌 등 5개 특성화고 유형으로 나뉜다. 하이테크 특성화고는 신산업 분야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계약학과를 운영하고, 융합형은 인근 지역 직업교육 수요를 지원할 수 있도록 전공계열을 통합하는 게 특징이다.
지역 연계 상생형은 전통적 학과를 중심으로 국가 기반산업, 뿌리산업, 지역특화산업 인력을 중점적으로 양성하고, 블렌디드형은 온라인 중심 이론 교육과 오프라인 중심 실습 병행으로 운영된다. 글로벌 특성화고는 교육과정 내 국제 교류 및 글로벌 역량 교육과정 운영과 세계적 기업의 취업 지원 중심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지난달 27일 찾은 부천공고. 경기도 내 대표 직업계고 중 하나인 부천공고는 제조업 분야 인재 육성 시설뿐 아니라 드론경기장과 3D 프린터랩 등을 갖춰 첨단 분야로 진로 진학을 희망하는 교육 또한 진행하고 있다. 2024.2.27 /조수현기자 joeloach@kyeongin.com |
도교육청은 이번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재구조화 전담팀을 신설하고 이를 위한 추진단과 경기도 특성화고 정책실행연구회를 운영하기로 했다. 아울러 권역별 직업계고 통폐합 및 미래형 직업교육 모델학교 적용 방안에 대한 연구와 미래형 직업교육 모델학교 전환 희망학교 공모 선정 등을 연속해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도교육청은 학생들의 이론과 실무 역량을 쌓고 기업과의 접점을 늘리기 위한 '취·창업 역량개발센터'도 설립한다.
임 교육감은 과거 고용노동부 장관 등을 역임하며 학교 현장에서 양질의 인력이 산업현장과 기관으로 적절히 연결되지 못한 점에서 고민을 거듭해왔다. 이날 부천공고 시설 곳곳을 살펴보고 기능올림픽 대표로 출전을 앞둔 학생들을 격려하면서도 산업 인재들이 진로 연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안타까워했다. 취·창업 역량개발센터 신설은 이같은 학교 현장과 기업의 여러 간극을 해소하기 위한 산물인 셈이다.
임 교육감은 "경기도는 각 지역별로 세계 시장을 주도하는 기업이 많다. '취·창업 역량개발센터가 기업이 요구하는 학생들의 기능과 역량을 채워주고, 특성화고 학생들이 기업과 적절히 연결될 수 있는 커리큘럼을 만드는 등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했다.
임태희 교육감이 부천공고 이다은 학생의 작품을 감상한 뒤 격려의 말을 전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 제공 |
센터는 도교육청 진로직업정책과 아래에 두고, 별도 공간에서 업무개발 등 독자적이고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게 체계를 꾸린다는 게 도교육청 설명이다.
임 교육감은 "센터를 통해 산업현장, 학교, 연구기관, 지자체가 하나가 돼 직업계고 학생들의 취업과 창업을 지원할 것"이라며 "지역 공유학교와도 연계해 누구나 참여하고 모두가 만족하는 이론·실무 일체형 프로그램을 운영하겠다"고 했다.
그는 끝으로 "전국 최초로 취업 창업형 특성화고로 전면 개편해 제2의 직업계고 전성시대를 열겠다"며 "직업계고를 졸업한 학생들이 국가기반산업과 지역특화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국가 산업 경쟁력의 중심에 설 수 있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부천공고에서 학생들이 통신 관련 장비 실습을 진행하고 있다. 2024.2.27 /조수현기자 joeloach@kyeongin.com |
/조수현기자 joeloach@kyeongin.com
※ 이 기사는 경기도교육청의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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