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월세 서울 이어 2번째로 비싸
구월동 6.5→7.9% 송도 0.4→4.4%

임대료 상승으로 구월동 로데오거리와 '인천의 강남'으로 불리는 송도국제도시 등 인천 주요 상권의 상가 공실률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오전 11시께 찾은 인천 남동구 구월동 로데오거리. 인천지하철 1호선 예술회관역에서 로데오광장으로 향하는 길에 '임대 문의' 문구가 붙은 현수막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한 상가 건물은 1층에만 3개 매장이 공실인 상태였다.

이 건물 맞은 편의 대형 상가건물 역시 1층에 있던 식당과 카페, 프랜차이즈 햄버거 가게가 철수한 뒤 임차인을 찾지 못해 비어 있었다. 공실이 된 매장을 전부 쓰지 않고 절반만 사용하는 식당도 있었다.

이 가게 점주 이모(42)씨는 "회전율이 빠른 1인 식사나 포장 위주라 비어 있는 매장 전체를 다 쓸 필요가 없고, 임대료 부담도 컸다"며 "옆 매장은 개업과 폐업을 반복하다가 공실로 남은 지 6개월 가까이 된 것 같다"고 했다.

5일 한국부동산원 부동산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인천지역 상권 공실률(집합상가 기준)은 지난해 1분기 6.8%에서 4분기 7.9%로 증가했다. 상권별로 보면 남동구 구월동이 6.5%에서 7.9%로, 미추홀구 주안역 일대도 16.4%에서 17.3%로 올랐다. 신도시로 분류되는 송도국제도시의 경우 1분기 0.4%로 가장 낮았지만, 4분기 들어 4.4%로 오르며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이기도 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최근 발표한 '2023년 상가건물임대차 실태조사' 자료를 보면, 지난해 인천 내 주요 상권 상가건물의 월평균 월세는 176만원으로 전국 17개 시·도 중 서울(177만원)에 이어 두 번째로 비쌌다. 임대보증금을 포함한 창업 비용도 1억258만원으로 전국에서 네 번째로 높았다. 반면 월평균 영업이익은 63만2천원으로 전국 평균(82만원)에 못 미쳤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인천지부 관계자는 "송도 상가에서도 1년을 못 버티고 폐업하는 가게가 늘었다"며 "1인 가구를 대상으로 배달·포장 업종 사업을 하기 위해 작은 매장을 찾는 사례도 많아졌다"고 전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