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령도의 자연·주민 덕에 되레 힐링 받으며 진료"
개원과 동시에 취임… 내년 2월까지
대학 졸업후 공공군의관 섬 첫 인연
지역유일 2차 의료기관 공로 감사패
해병대 제6여단 장병과 백령도 주민들이 건넨 감사패를 들고 있는 이두익 백령병원 원장(가운데)과 섬 주민들. 2024.2.28 /해병대 제6여단 제공 |
"백령도의 아름다운 자연과 환자를 돌보는 보람에 오히려 제가 '힐링' 하며 삽니다."
지난달 28일 인천시 백령면 진촌리 백령병원에서 만난 이두익(76) 백령병원 원장이 밝힌 짧은 소회다.
이 원장은 올해로 근무한 지 10주년, 만으로 9년을 채웠다. 이 원장은 최근 임기를 1년 더 연장해 내년 2월28일까지 일하기로 했다. 이번 임기가 끝나면 정말 10년을 꽉 채운다.
인천의료원 분원인 백령병원은 지난 2014년 2월27일 문을 열었다. 이 원장은 백령병원 개원과 동시에 취임해서 지금까지 일하고 있다.
1973년 의과대학을 졸업한 25세의 이 원장은 의사 면허 취득과 동시에 백령도와 첫 인연을 맺었다. 당시 서울성모병원이 운영한 백령도 성안드레아병원에서 공공군의관으로 3년 동안 일했다. 그리고 인하대병원장을 정년 퇴임하고 다시 백령도에 들어와 10주년이 된 것이다.
최근에는 이 원장의 1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병원에서 조촐한 축하의 자리가 마련되기도 했다. 해병대 제6여단 여단장을 비롯한 부대원, 백령도 이장단 3명 등이 참석해 해병대와 주민 명의로 감사패를 전달했다. 또 최덕진 백령초등학교 교장 등 지역 주민 10명으로 구성된 색소폰 동호회 회원들도 달려와 축가를 연주했다.
주민들은 "병원도 약국도 없어 섬을 떠나는 이들이 많았는데, 원장 선생님 덕에 백령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어 모든 주민이 감사드린다"고 했고, 권태균 해병대 제6여단장은 "백령지역 유일한 2차 의료기관장으로 10년간 헌신하신 공로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최 교장은 "원장 선생님이 어느 날 '도서 지역에 의사가 필요하니, 앞으로 의대에 지원하는 백령도 학생이 있다면 제가 지원해주고 싶다'고 하셔서 깜짝 놀랐다. 의사로서의 자세, 교육자로서의 자세에 놀라고 감사했다"고 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이 원장에게 직접 쓴 손편지로 이 원장의 10주년을 축하했다. 한 총리는 편지에 "주민과 군 장병들을 위해 10년간 묵묵히 인술을 펼쳐 오신데 깊은 감사와 존경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원장님 같은 분들이 계셔서 국민들이 의사를 선생님이라 부르며 존경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원장은 2015년 백령병원 개원 1주년을 맞아 경인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환자와 처음 만난 백령도에서 마지막 환자도 보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원장은 10주년 소회에 대해 "주민들 덕에 제가 오히려 '힐링'을 받는다"면서 "섬에 좋은 의사가 더 많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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