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 먹어도 싸다. 찾아간다 전해라” 등 발언
인터넷에 글쓰고 폭언전화한 15~20명 대상
정보통신망법 명예훼손·공무집행방해 혐의
“고인 명예회복과 순직 인정에 최선 다할것”
김병수 김포시장이 자신의 직원을 죽음에 이르게 한 이들을 처벌해 달라며 직접 수사를 의뢰했다.(3월 5일 인터넷 보도=[단독] 인터넷카페 좌표 찍힌 김포시 공무원 숨진채 발견)
김 시장은 13일 오전 11시 유세연 김포시청공무원노조위원장과 함께 김포경찰서를 찾아 수십 쪽 분량의 수사의뢰서를 제출했다. 숨진 공무원 A(37)씨의 신상정보를 인터넷카페에 수차례 공개하고 비난을 유도한 회원과 비난에 가세한 회원, 전화로 폭언을 쏟아부은 민원인 등 신원불상자 15~20명이 의뢰 대상이다.
이들에게 적용된 혐의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공무집행방해죄 및 모욕죄 위반이다. A씨 사망 이후 시는 증거 수집과 법률 검토를 진행해왔다.
앞서 김포시 9급 공무원 A씨는 연휴 직전인 지난달 29일 밤 도로파임(포트홀) 긴급 보수공사에 따른 김포한강로의 차량정체와 관련, 불특정 다수에 신상을 노출하는 ‘좌표’가 찍혀 항의 민원에 시달리다 지난 5일 오후 인천 서구 주차된 차량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인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포트홀 공사가 있던 날 카페 한 회원은 공사에 불만을 표하는 타인의 게시글들에 댓글을 달며 A씨의 실명·소속부서·직통전화번호를 캡처한 이미지를 4차례에 걸쳐 올렸다.
이에 그치지 않고 그는 ‘공사 승인하고 집에서 쉬고 계신 분이랍니다’라거나 ‘집에서 쉬고 있을 이 사람 멱살 잡고 싶네요’ 등의 글을 추가로 달았다. 하지만 A씨는 이날 자정 이후까지 공사현장을 지켰던 것으로 확인됐다.
A씨의 신상정보를 파악한 회원들은 인신공격성 글을 달고 시청 당직실에 60여차례 전화해 심한 욕설을 섞어 항의했다. 이 중에는 ‘해당 공무원은 욕먹어도 싸다. 찾아간다고 전해라’고 발언한 민원인도 있었다. A씨 소속부서는 연휴가 끝나고 첫 출근 날 종일 걸려온 항의전화에 업무가 마비됐다.
시는 수사의뢰서에서 포트홀 민원 급증에 따라 서울을 잇는 중요 길목인 김포한강로의 긴급공사가 불가피했던 점을 설명하고, 시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심야시간대에 공사가 이뤄졌음을 강조했다. 아울러 A씨의 근무태도에 문제가 없었다는 점도 짚었다.
이날 김 시장은 “고인의 명예회복을 위해 수사를 의뢰했고, 순직 인정을 위해서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이번 일을 통해 즉각적인 법적대응 등 대책을 마련하는 한편, 국민신문고 고질민원 등 여러 개선방안을 정부에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혐의 적용과 관련해서는 “조직적으로 좌표를 찍어 (비난을)독려할 때는 공무집행방해, 이 과정에서 가해진 욕설·혐오발언 등은 모욕죄가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사실과 다른 내용을 인터넷에 올리고 좌표찍기를 통해 확산한 건 명예훼손 혐의가 있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