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교수 집단사직 결의하나...도내 의료현장 의료공백 심화 우려

입력 2024-03-15 18:47 수정 2024-03-15 19:15

의대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들이 집단으로 사직서를 제출해 ‘의료 공백’이 이어지는 가운데, 전공의와 의대생에 대한 정부의 강경한 대응에 의대 교수들도 사직서 제출 의사를 밝히며 경기도 내 의료현장은 교수들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5일 전국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에 따르면 서울대·가톨릭대·아주대 등 24곳 의대 교수들은 이날까지 의대 증원 반대와 전공의 보호를 위한 사직결의에 대해 논의하고, 집단 사직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경기지역에 수련병원을 두고 있는 서울대와 가톨릭대 의대 교수들은 이미 사직서 제출을 결의했다.

아주대·한림대 등도 비대위에 속해 있어 의정 갈등이 증폭되면서 의대 교수들의 사직서 제출이 현실화할 경우 의료 공백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의대 교수들은 의대생과 전공의가 복귀해 정상적으로 교육과 수련을 마치는 것이 궁극적 목표라 밝히며 환자 곁을 지키겠다고 했지만, 집단 사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의료현장에서는 의대 교수 또한 집단 사직서를 제출하고 현장을 떠날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병원을 찾은 시민들은 물론 환자들 사이에선 불안감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외래진료를 받기 위해 수원시 내 한 상급종합병원을 찾은 70대 후반의 기모 씨는 “교수들까지 사직서를 제출하고 의료현장을 떠나는 건 말이 안 된다”며 “누군가 제때 치료받지 못해 목숨이라도 잃으면 어떡할 건가. 교수와 전공의는 싸워도 환자 곁을 지키며 싸워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성남시의 한 대학병원에 간암 치료를 위해 입원한 장모(68)씨도 “교수님들이 사직서를 제출해도 진료를 하지 못하는 건 아니지 않나. 어떠한 방식으로라도 교수님들이 환자를 지킬 것이라 생각한다”며 “정부와 의사의 갈등이 대화를 통해 해결돼 환자들의 걱정거리가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의료현장에 남은 간호사들은 의대 교수들의 움직임을 지켜보는 가운데 의료현장의 여건 악화를 걱정했다. 경기 남부지역의 한 상급종합병원의 간호사 A씨는 “교수님들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간호사들도 주목하고 있다”며 “전공의 공백을 교수님들과 간호사들이 겨우 메우고 있는데 교수님마저 떠나면 의료 공백이 더 심해진다. 현장에 남는 간호사의 업무만 과중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아주대 의과대학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소속 교수 400여명을 대상으로 향후 대응 방침을 정하기 위한 설문조사를 했다. 261명이 해당 조사에 응답했고, 96.6%의 교수들이 단체 행동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단체 행동에 동참하는 취지에서 직접 사직서를 제출할 의향이 있다고 답한 교수도 77.8%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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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규준기자

kkyu@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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