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리뷰] 몸소 체험하는 동화… 수원시립미술관 ‘쿵짝공원 속 친친’

입력 2024-03-16 12:03 수정 2024-03-17 19:07

깪·이학민 작가 참여형 전시 진행

아모·파우 캐릭터, 시선 사로잡아

아이들, 직접 만지며 상상력 높여

‘쿵짝공원 속 친친’

이학민 作 ‘작은 파우(2024)’. 2024.3.14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안녕? 나는 ‘아모’라고 해. 우리 같이 가방을 메고 보물을 찾으러 떠나볼래?”

파랑, 노랑, 초록. 알록달록 가느다란 머리카락을 가진 귀여운 캐릭터, ‘아모’가 어린이들을 부른다. 신나게 ‘쿵짝공원’을 돌아다니다 만난 또 다른 친구, ‘파우’는 숨바꼭질 좋아한다. 고양이와 호랑이를 닮은 파우는 다른 모습으로 변신하는 재주가 있다. 모습을 바꿔 이리저리 숨어다니지만, 유일하게 숨기지 못하는 건 커다란 발. 파우는 과연 어디에 숨어 어린이들을 기다리고 있을까.

지난 14일 수원시립미술관의 수원시립만석전시관에서 개막한 ‘쿵짝공원 속 친친’은 스토리텔링을 활용한 현대미술 참여형 전시로, 시민들이 현대미술을 한 뼘 더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기획됐다. 인생의 반쪽, 친구의 넓은 의미인 ‘반려’를 키워드로 젊은 현대미술 작가 깪, 이학민이 개성 넘치는 세계관을 전시실에 촘촘하게 구현해낸다.

‘쿵짝공원 속 친친’

‘쿵짝공원 속 친친’ 전시실 내 모습. 2024.3.14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쿵짝공원 속 친친’

깪 作 ‘아모 트리’. 깪 작가의 캐릭터 ‘아모’의 모습이 담겨 있다. 2024.3.14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이번 전시는 어린이의 시선에 맞춰 몰입감을 높일만한 요소를 전시실 곳곳에 배치한 점이 특징이다. 전시실은 단순히 읽는 형태의 동화책이 아닌 어린이들이 직접 보고, 듣고, 만지면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체험하는 동화책’의 모습을 하고 있다. 전시를 기획한 황현정 학예사와 두 명의 작가는 4개월에 걸쳐 기존의 아모·파우 캐릭터와 어린이가 절친한 친구가 돼 탐험을 떠나는 독특한 세계관을 구축해냈다.

전시실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쿵짝공원’ 지도가 눈에 들어온다. 이 지도를 길라잡이 삼아 어린이들은 첫 번째 섹션인 ‘아모의 보물찾기 여행’에 참여하게 된다. 깪 작가의 상상 속 이미지를 현실로 구현한 아모와 연관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꽃이 핀 언덕(2024)’은 아모의 머리카락에 숨어 있던 비밀의 씨앗이 움트면서 생겨난 꽃 언덕을 형상화한 작품이다. 스웨이드 소재를 활용해 만든 작품으로, 직접 만질 수 있다.

깪 작가는 “어릴 때 전시장에 가면 항상 ‘만지지 마시오’라는 문구가 많아 관람할 때 불편했던 기억이 있다”며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일부 작품은 핸드백이나 귀걸이 형태로써 기능성을 넣었다. 전시를 관람하는 아이들이 작품과 함께 상호작용하면서 즐겨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쿵짝공원 속 친친’

지난 14일 수원시립만석전시관에서 깪 작가가 이학민 작가와 협업한 작품을 직접 시연해보이고 있다. 2024.3.14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쿵짝공원 속 친친’

‘쿵짝공원 속 친친’ 전시실 내에서 이학민 작가(왼쪽)가 자신의 작품 세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4.3.14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전시를 이루는 또 다른 핵심 캐릭터인 파우는 이학민 작가의 작품으로 구성된 두 번째 섹션 ‘파우를 찾아서’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아모와 헤어진 어린이들은 새로운 친구 파우를 찾아다니는 모험을 시작한다. 파우가 남긴 커다란 발 모양의 조형물 ‘작은 파우(2024)’와 ‘파우 벤치(2020)’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작품들은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구에 만화적인 상상력을 더한 것들이다. 문에 달린 손잡이조차도 캐릭터적으로 친근하게 형상화해 주제의식을 담아냈다.

이학민 작가는 “평소 서브 컬쳐에서 영감을 얻어 작품들을 만들어 왔다. 이번 전시에 등장하는 작품도 제가 평소 어렸을 때 즐겨하던 게임에서 착안해 만들었다”며 “예술 작품이지만 아이들이 조금 더 친숙하게 다가가 촬영도 하고, 같이 놀 수도 있게끔 의도해 작업을 해봤다”고 설명했다.

어린이들이 ‘반려’의 의미를 떠올리고, 현대미술을 더욱 가깝게 알아갈 수 있도록 마련된 이번 참여형 전시는 오는 7월21일까지 이어지며, 관람료는 무료다. 두 명의 작가와 함께 작품을 만들어보는 워크숍도 다음달께 찾아올 예정이다. 전시와 관련된 자세한 사항은 수원시립미술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수원시립미술관

‘쿵짝공원 속 친친’ 포스터. /수원시립미술관 제공




경인일보 포토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유혜연기자 기사모음

경인일보

제보안내

경인일보는 독자 여러분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제보자 신분은 경인일보 보도 준칙에 의해 철저히 보호되며, 제공하신 개인정보는 취재를 위해서만 사용됩니다. 제보 방법은 홈페이지 외에도 이메일 및 카카오톡을 통해 제보할 수 있습니다.

- 이메일 문의 : jebo@kyeongin.com
- 카카오톡 ID : @경인일보

개인정보의 수집 및 이용에 대한 안내

  • 수집항목 : 회사명, 이름, 전화번호, 이메일
  • 수집목적 : 본인확인, 접수 및 결과 회신
  • 이용기간 :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기사제보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익명 제보가 가능합니다.
단, 추가 취재가 필요한 제보자는 연락처를 정확히 입력해주시기 바랍니다.

*최대 용량 10MB
새로고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