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카페 컵 공유 중단 대신에… "인천시 앞장서 행사 등 다회용기 제공"
인천시가 청사 주변 카페에서 시범 운영하던 '다회용 컵 공유 서비스'를 중단하는 대신 공공청사에서 1회용품을 퇴출하기로 했다. 또 지역 축제·행사, 스포츠 경기장 등에 다회용품을 지원하기로 했다.
인천시는 청사 내부와 주변 카페 31곳에서 운영하던 다회용 컵 공유 서비스를 청사 내 카페 2곳에서만 진행하기로 했다. 이 서비스는 손님이 보증금을 내고 다회용 컵에 음료를 받아 마신 뒤 카페에 설치된 반납기에 컵을 넣어 보증금을 돌려받는 제도다.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자는 취지인데 보증금 1천원을 내야 하고 다 사용한 다회용 컵을 반납하기도 불편하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인천시가 이 서비스를 시범 시행한 지 1년도 되지 않아 동참했던 카페들은 거의 대부분 매장에서 다회용 컵을 치웠다. (2023년11월17일자 4면 보도=여러 번 못 쓰고 버릴 판… '다회용컵 공유서비스') 지난해 11월까지 다회용 컵을 제공하고 반납기도 정상 운영하던 카페 1곳도 최근 반납기를 없앴다.
해당 카페를 운영하는 김소연(24)씨는 "환경보호에 관심이 많아 다회용 컵 공유 서비스를 신청했는데 오히려 반납기가 전기만 소모해 아쉽다"며 "사람들이 다회용품을 자발적으로 이용하게 하려면 특별한 유인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천시는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시민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청사 내 일회용품 퇴출에 나서기로 했다. 이를 위해 올해 1억여원을 들여 시청 건물 내부에 보증금 없는 다회용 컵 대여·반납기 5개와 개인 컵 세척기 5개를 설치하기로 했다.
또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리는 전시회, 스포츠 경기장, 인천시가 주관하는 축제·행사 등에서 시민들이 다회용품(컵, 그릇 등)를 이용할 수 있도록 용기와 반납 부스를 운영한다.
인천시는 향후 '1회용품 사용 제한 조례'를 개정해 공공청사에서 1회용품을 이용하지 못하게 막겠다고 19일 밝히기도 했다.
인천시 자원순환과 관계자는 "환경부가 1회용품 규제를 완화하면서 시민들에게 1회용품 사용 자제를 권유하기 어려워졌다"며 "공공기관이 앞장서 1회용품을 사용하지 않고, 각종 행사나 축제에 참가한 시민들에게 다회용품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녹색연합 박주희 사무처장은 "공공기관 청사 내부, 행사장에서만 다회용품을 이용해도 1회용품이 많이 사라질 것"이라며 "다회용품을 접하고 이용할 기회가 늘어나면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1회용품 이용을 줄일 거라고 기대한다"고 했다.
/정선아기자 s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