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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 선거철에 하는 뻔한 요구

입력 2024-03-20 19:46 수정 2024-03-20 19:53
지면 아이콘 지면 2024-03-2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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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주 인천본사 정치부 기자
"빨간당을 뽑아야 해, 파란당을 뽑아야 해?"

며칠 전 한 지인이 내게 물었다. 지금 정치부에 있지 않냐며, 어느 당이 더 괜찮은지 알려달라는 말도 함께였다. 진지한 물음은 아니었다. 선거를 앞두고 가볍게 던져진 대화 요소 중 하나였지만, 나도 모르게 말문이 막혔다.

자연스러운 흐름으로는 "후보자의 면면과 공약을 보고 결정하라"고 대답하는 게 맞다. 국민을 대표해 나랏일, 지역의 일을 할 사람을 뽑는 게 선거가 아닌가. 의아하게도 선뜻 그 대답이 나오지 않았다.



선거구 획정은 선거일을 불과 40일가량 앞두고 끝났다. 선거가 20일 밖에 남지 않은 현재 시점에 후보자들은 공약을 내세우기보다는 단일화와 입당·창당, '친윤·친명' 등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일부 지역은 출마선언도 채 다 이뤄지지 않았다.

유권자들은 자연스레 공약과 후보자 개인보다는 정당을 판단기준으로 삼을 수밖에 없다. 최근 이뤄지고 있는 여러 여론조사만 하더라도 거대양당에 기울어진 현 정치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난다.

이번 총선은 정책이 실종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1~22일 총선 후보자 등록에 이어 28일부터는 공식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된다. 이 기간에는 후보들이 정책 현안을 내세우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 '정권심판론' '야당심판론'을 강조하며 정당에 기댄 목소리만이 선거판을 가득 메우지 않을까 우려된다.

선거 때마다 매번 하는 요구지만 다시 한 번 부탁해본다. 지금부터라도 후보들은 지역발전을 위한 공약을 제시하고, 정책을 무기로 선거운동에 나서주길 바란다. 후보들이 케케묵은 공약이 아닌 현실적이고 참신한 공약으로 선거에 임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정책과 공약으로 유권자의 표심을 공략하는 게 국회의원 선거의 본질이다. "후보자의 면면과 공약을 보라"는 대답이 자연스러운 선거가 되길 기원한다.

/유진주 인천본사 정치부 기자 yoopearl@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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