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접경지 북한發 추정 혼신 감지
최근 46차례 수신장애 중 신고 집중
정부, 위기경보 '관심'서 '주의' 격상
한·미연합연습 연관 '상황 예의주시'
남북 군사합의 파기 이후 인천 서북도서지역에 대한 북한의 도발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북한의 GPS 전파 교란도 이어지며 인천의 하늘과 바다가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항공사와 인천항을 이용하는 선박과 지역 어민 등의 주의가 요구된다.
20일 국토교통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합동참모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2일부터 서해 접경지역을 중심으로 북한발(發)로 추정되는 GPS 전파 혼신이 감지되고 있다.
GPS 전파 혼신은 평소 GPS 신호보다 높은 세기로 GPS 주파수 대역에서 방해 전파를 송출해 GPS 신호 활용 서비스의 정상적 이용을 방해하는 것을 뜻한다.
행정안전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 16일 발생한 항공기 3건, 선박 2건을 포함해 최근까지 모두 46차례 GPS 수신 장애 신고가 있었다. 수신 장애 신고는 대부분 서해 상에 집중됐다.
특히 인천국제공항이 GPS 전파 혼신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국토부는 이에 따라 지난 6일부터 NOTAM(항공고시보)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전 세계 모든 항공사와 조종사에게 공지하고 있다. NOTAM은 인천 FIR(비행정보구역) 내에서 운항 중인 모든 항공기는 주의할 것을 강조하면서 최근 간헐적으로 GPS 신호가 신뢰할 수 없거나 손실됐다는 보고가 조종사로부터 보고됐으니 인천 FIR, 특히 인천과 서울지역에서 GPS를 사용할 때는 극도의 주의를 기울여 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이 같은 내용의 NOTAM은 지금도 유효하다. 첫 고지는 3월 6일부터 7일까지 24시간만 유효한 고지였다. 상황이 이어지자 기간을 늘려 7일부터 15일까지 유효한 두 번째 NOTAM이 다시 고지됐다. 이후 21일·25일까지 두 차례 더 연장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5일 GPS 전파혼신 위기관리 경보 '관심'단계를 발령하고 6일에는 이를 '주의' 단계로 격상한 뒤 최근까지 유지하고 있다. 큰 피해는 발생하지 않고 있지만 '주의' 단계를 유지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조종사들은 걱정할 만큼의 위험은 없지만 영향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ALPA-K) 관계자는 "GPS를 비행 모든 단계에 걸쳐서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항공기 내 경고시스템에 GPS 이상이 감지되면 곧바로 '백업' 장비를 사용해 큰 문제는 없다"며 "모든 조종사가 상황에 맞게 대응하고 있어 큰 위험은 없다. GPS 이상 신호가 감지되면 관제탑과 관계기관에 의무적으로 보고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의 이번 GPS 교란 시도는 최근 진행된 '자유의 방패(FS)' 한·미 연합연습과 무관하지 않다. 북한의 GPS 교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특히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전후해 꾸준히 있어왔다.
북한 입장에서는 GPS 데이터 기반으로 하는 한국과 미국의 정밀유도무기 자산이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GPS 교란을 자주 시도한다. 다행히 이번 북한의 공격은 피해를 주기보다는 가벼운 장애 정도에 그쳤다. 군은 북의 GPS 공격에 대비해 교란 탐지체계를 갖추고 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GPS 전파 교란은 확인되지만 다른 장비로 정상적인 운항이 가능해 큰 문제가 없다. 관계부처와 연락을 유지하며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