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 배우는 김여사” 인천시 유튜브, 여성비하 표현 빈축

입력 2024-03-25 16:52 수정 2024-03-27 18:55

‘김여사’, 운전 미숙한 여성 비하

문체부·언중위도 지적했던 표현

“공공기관이 혐오 재생산” 비판

市 “개그맨이 제작… 삭제 처리”

인천시 유튜브 캡

인천시 공식 유튜브 화면 캡처한 소셜미디어 ‘X’ 갈무리

인천시가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운전에 미숙한 여성을 비하하는 ‘김여사’라는 표현을 사용해 빈축을 사고 있다.

인천시는 지난 22일 오전 11시께 ‘남편에게 운전 배우다 폭발한 김여사?!’라는 제목의 쇼츠(shorts·짧은 영상 콘텐츠)를 게재했다. 인천시 ‘탄소 중립 잔반 제로(Zero) 챌린지’를 홍보하기 위해 제작한 해당 영상은 운전이 미숙해 허둥대는 아내에게 남편이 운전을 가르치는 내용이다. 남성이 “뭐가 제일 중요하다고?”라고 묻자 여성이 “기어 중립!”이라고 외치며 탄소중립 챌린지를 홍보하는 것으로 영상은 끝난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 영상을 두고 ‘공공기관이 여성 혐오 단어를 사용하고 있다. 영상을 보는 인천지역 여성들은 고려하지 않았다’고 비판하는 글이 올라왔다.

‘김여사’라는 표현은 운전에 미숙한 여성을 낮잡아 부르는 단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21년 혐오·차별적 표현을 대체하는 ‘말모이 사업’에서 ‘김여사’라는 단어엔 운전에 미숙한 사람이 여성일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담겼다고 지적했다. 또 언론중재위원회는 2019년부터 ‘김여사’는 여성에 대한 부정적 고정관념을 표출하는 편견적·경멸적 표현이라며 해당 표현을 사용한 언론 보도에 시정을 권고하고 있다.

인천여성회 손보경 회장은 “인천시는 재미를 위해 여성을 비하하는 콘텐츠를 만들었다. 이번 일로 인천시 등 공직사회가 얼마나 성인지 감수성이 부족한지 드러났다”며 “공공기관이 사회에 퍼져있는 혐오와 차별을 시정하긴커녕 오히려 혐오를 재생산하고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해당 영상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자 인천시는 23일 오전 7시께 ‘운전연수 중인 잉꼬(?)부부~ 기어 N은 뭐다? 정답은 영상 끝에!’로 제목을 변경했다. 이어 같은 날 오후 6시께 영상을 비공개 처리한 인천시는 25일 유튜브 채널 게시판에 “영상을 시청한 구독자 방문자께 불편함을 드리게 되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영상 콘텐츠 제작에 더욱 신중함을 기하겠다”는 해명문을 올렸다.

인천시 미디어담당관실 관계자는 “이달부터 유튜브 콘텐츠를 주도해 제작하는 개그맨이 영상을 재미있게 만들려고 하다가 생긴 해프닝”이라며 “몇몇 시청자가 영상 의도와 달리 불필요하게 오해해 해당 영상을 삭제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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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아기자

su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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