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대표 투표용지 51.7㎝ 사상 최장
기호 10번부터는 가나다순 번호 부여
‘마지막 칸’ 정당명 바꿔 차지하기도
4·10 총선 비례대표 선거 투표용지가 사상 최대 길이인 51.7㎝를 기록하면서 정당들이 이름 알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홍보 포스터와 슬로건에 숫자를 넣어서 강조하는가 하면, 정당명 눈치싸움과 이색 공약도 등장했다.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오는 4월 국회의원 선거에서 비례대표 후보를 낸 정당은 38개다. 비례대표 투표용지를 받아보면 기호 1, 2번인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을 제외하고 기호 3번 더불어민주연합부터 40번 히시태그국민정책당까지 기재돼 있다.
지난 21대 총선부터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되면서 비례정당은 증가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득표율에 따라 비례의석을 배분하는 제도다. 22대 총선에서는 비례대표 의석 46석을 놓고 비례대표 선거에서 3% 이상 득표를 하거나 지역구 선거에서 5석 이상을 차지한 정당에게 득표율에 따라 의석을 배분한다.
비례대표 정당이 증가한 만큼 홍보에 숫자 마켓팅도 활용됐다. 기호 5번의 녹색정의당은 ‘내게로 성평등 국회가 오다. 성평등 정치는 5다’라며 번호를 부각했다.
새로운미래도 약속해달라는 손가락 모양에 숫자 6을 겹쳐서 홍보물을 제작했다.
기호 7번인 개혁신당은 ‘4월 10일은 개혁에 희망을 7(칠)하는 날’로, 조국혁신당도 은하철도 999에 빗대 ‘조국열차 999’ SNS 홍보물을 업로드했다.
비례대표 정당 중 기호 3~9번은 원내 의석수에 따라 순번이 정해졌는데 기호 10번부터는 가나다순으로 번호를 부여받았다. 이에 따라 정당명을 정할 때 눈치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기호 10~13번인 가가국민참여신당, 가가호호공명선거대한당, 가나반공정당코리아 등의 정당은 이름 맨 앞에 ‘가’를 붙여 앞 순번을 받았다. 반면 히시태그국민정책당은 맨 마지막 순서를 받기 위해 ‘해시태그(#)’를 ‘히시태그’로 바꿨다.
군소정당의 이색적인 공약도 등장했다. 기호 10번 가가국민참여신당은 정당 정책으로 75세 이상 노인에게 월 150만원 지급과 농어민 가구당 월 50만원 지급을 약속했다. 기호 34번의 케이정치혁신연합당은 K-오디션 공천시스템 도입을 정당 정책으로 지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