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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아리 멀쩡한데 민심은 '멍' 들었다… 윤석열 대통령 "국정쇄신" 사과 직접표현은 없어

입력 2024-04-11 20:33 수정 2024-04-25 14:10
지면 아이콘 지면 2024-04-12 1면

한덕수 총리 포함 대통령실 참모 '집단 사의' 


브리핑하는 이관섭 대통령 비서실장
이관섭 대통령 비서실장이 1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현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4.11 /연합뉴스
 

"잘못한 일이 없으면 종아리를 맞아도 비는 법이 없었다." 윤석열 대통령의 부친인 윤기중 전 연세대 명예교수가 지난 2021년 발간된 책 '윤석열을 부르는 대한민국'에서 대선에 나서는 아들 '윤석열'을 이렇게 회고한 바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11일 이관섭 비서실장을 통해 총선 참패를 인정하면서 "총선에 나타난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들어 국정을 쇄신하고 경제와 민생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발언대로라면 국민들에게 '사과'와 '반성'이라는 직접적인 표현은 쓰지 않았다. 따라서 윤 대통령의 총선 패배에 대한 인식을 두고, '국정을 쇄신한다'는 의미가 국정기조까지 바꿀지는 현재로서 예단하기 어려워 당분간 여야 대립과 혼돈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분석된다.
 

 

물론, 단기적인 국정 쇄신으로 인적 개편은 조기에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사의 수용에 대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바로 나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한덕수 국무총리, 그리고 이관섭 대통령 비서실장을 포함한 용산 고위 참모진도 이날 일괄 사의를 표명, 대대적인 인적 개편을 예고했다. 새 비서실장에는 3선 의원으로 이번 총선에 불출마한 장제원 의원 등 정치력 있는 중진급 인사들이 거론되고 있다. 총선 패배 책임에 대해 한덕수 국무총리도 구두로 사의를 표명한 데 이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기자회견을 갖고 줄사퇴를 이어갔다.

한 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총선 참패에 따른 책임을 지고 비대위원장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핵심 당직자와 비대위원들도 연이어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사실상 '지도부 공백' 상태에 빠졌다. 한 위원장은 "민심은 언제나 옳다. 국민의 선택을 받기에 부족했던 우리 당을 대표해 국민께 사과드린다"며 "국민의 뜻을 준엄하게 받아들이고 저부터 깊이 반성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제 한 위원장이 떠난 집권여당의 구원투수에 누가 등판할지 주목된다. 우선 5선 고지에 오른 나경원(서울 동작을) 전 의원과 4선에 성공한 안철수(경기 성남 분당갑) 의원이 차기 당권 후보로 거론된다. '낙동강 벨트' 최대 격전지였던 경남 양산을에서 힘겹게 승리를 거머쥔 김태호 의원도 거론된다.

이밖에 당내 최다선인 6선에 오르며 대구·경북(TK) 맹주로 자리 잡은 주호영(대구 수성갑) 의원과 총선 전부터 '수도권 위기론'을 역설하며 수직적 당정 관계를 재정립해야 한다고 요구해 온 윤상현(인천 동·미추홀을) 의원도 무게감을 더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인적 쇄신을 하더라도 그동안 국민들에게 보였던 오만과 독선 이미지를 탈피하고, 총선 이후 정치지형의 변화에 맞게 국정운영 방식의 대대적인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정의종기자 je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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