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단상

[자치단상] 1인가구, 우리의 관심과 사랑이 필요할 때

입력 2024-04-15 19:55
지면 아이콘 지면 2024-04-16 19면
'1인가구 지원' 법적 준비 마친 미추홀구
고독사 예방 게이트키퍼 상점 60곳 지정
복지관 유휴공간에 커뮤니티 시설 조성
은둔·고립청년 지원가 양성과정도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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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훈 인천 미추홀구청장
지난 3월 서울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60대 남성이 사망한 지 열흘이 지난 후에 발견됐다. 공과금조차 못 낼 정도로 어려운 형편이었지만 주변의 아무런 지원도 받지 못했다고 한다.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구 감소 문제가 대두되는 가운데 은둔 및 고립 1인가구의 증가와 고독사는 최근 새로운 사회 문제로 나타나고 있다. 고독사가 국내 문제로 거론된 것은 2006년 무렵이었다. 혼자 사는 노인이 사망 후 한참 지나서 발견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노인의 고독사가 사회적 이슈로 부상했다. 이후 노인 맞춤 돌봄서비스, 사랑의 안심폰 운영 등 노인의 고독사를 예방하는 다양한 복지 서비스가 만들어졌다. 이때만 해도 고독사는 노인만의 문제로 인식됐다.



미추홀구는 지난 2022년 11월에 '인천광역시 미추홀구 고독사 예방 및 사회적 고립가구 지원에 관한 조례'를, 2023년 5월에는 '인천광역시 미추홀구 사회적 고립청년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사회적으로 고립된 1인가구 지원을 위한 법적 준비를 마쳤다.

지난해 미추홀구는 고독사를 예방하고 살고 싶은 미추홀구를 만들자는 목표로 '중년 1인가구 생활실태 전수조사'를 했다. 고독사 발생이 가장 많은 연령대인 50~65세 미만의 1인가구 2만1천176가구가 그 대상이다. 조사 결과 고독사 위험군 4천323가구를 발굴했고, 그 중에서도 사회적 고립도와 가구 취약성 등이 높은 1천104가구를 고위험군으로 분류했다. 자살 위험도가 높은 고위험군 가구는 방문조사를 통해 안부를 묻고 상담을 통해 공적서비스를 신청하도록 했다. 미추홀구는 조사기간 중 긴급하게 지원이 필요하다고 파악한 가구를 합쳐 총 1천194가구를 지원했다.

올해 미추홀구는 '제2기 고독사 예방 시행계획'을 추진한다. 지난해 조사에서 미응답한 중년 1인가구 4천121가구를 포함해 지난 3월22일부터 재조사를 하고 있다. 특히 대상 연령대를 40~50세 미만까지 확대해 약 1만2천가구에 대한 실태조사를 시행한 후 복지위기가구를 발굴해 지원할 계획이다.

올해 미추홀구에 거주하는 1인가구의 비율은 전체 가구의 43%에 달한다. 이들이 겪는 가장 큰 문제는 '경제적 빈곤'과 '사회적 고립'이다. 지난해 실태조사에서도 경제적 지원을 원하는 비율이 가장 높았고, 주거지원, 건강관리 서비스 등의 지원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이야말로 1인가구에 대한 사회적 돌봄이 절실할 때다. 미추홀구는 1인가구 발굴을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전체 21개 동에 지역주민·지역밀착형 상점 60곳을 고독사 예방 게이트키퍼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또 마을복지사가 사회적 고립 가구의 상시 발굴체계 구축을 위한 '온(溫)마음 이음' 서비스 안내문을 1인가구의 비율이 높은 고시원, 모텔 등에 배포하도록 했다.

미추홀구는 1인가구의 사회적 고립 해소를 위한 지역사회와의 연결도 강화했다. 지역 복지관과 협업해 유휴공간을 1인가구를 위한 공동체 커뮤니티 공간으로 조성했다. 이 공간에서 중장년 1인가구는 음식 만들기 등 다양한 교류 프로그램과 자조 모임에 참여할 수 있다. 지역사회의 돌봄 체계를 마련하고 사회적으로 고립된 지역주민 간 관계망 형성을 위해서다. 미추홀구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는 오랜 기간 은둔과 고립으로 사회적 교류가 끊겨 일상 복귀에 어려움을 겪는 1인가구를 위한 상담도 가능하다.

지난해 미추홀구는 은둔·고립청년을 지원할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은둔·고립청년 지원가 양성과정'을 운영했다. 이는 전국 기초자치단체에서 처음 시행한 것으로, 양성과정을 수료한 전문인력이 은둔·고립청년을 위해 활동을 하고 있거나 준비 중이다.

1인가구의 고독사는 주변의 관심과 사랑으로 막을 수 있다. 아무리 좋은 정책도 이웃이 없다면 무용지물이 된다. 앞으로도 미추홀구는 지역 주민과 함께 혼자사는 이웃에 먼저 다가가 살피면서 협력해 나가려 한다. 위기 상황에 직면한 1인가구를 발굴하고 복지서비스를 지원해 사회적 고립으로 고독사하는 구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이영훈 인천 미추홀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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