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1일까지 인천아트플랫폼 E1서 개최
시간의 흐름이 고스란히 담긴 ‘순환’의 갯벌
작가의 시선을 통해 본 푸른색 갯벌과 소금꽃

인천 백령도 출신으로 현재 강화도에 작업실을 두고 창작 활동을 펴고있는 박충의 작가의 개인전 ‘소금꽃-바람을 만들다’가 16일 인천 중구 인천아트플랫폼 전시장2(E1)에서 막을 올렸습니다.
박충의 작가가 수년 동안 작업을 이어 가고 있는 푸른 갯벌의 풍경이 펼쳐집니다. 전시 작품은 20여 점입니다. 우선 이번 전시에 부치는 ‘작가노트’부터 읽으며 전시 작품들을 감상해 볼까요.
“갯벌은 시간의 흐름이 고스란이 담긴 곳이며 하늘과 바다의 만남이 푸르게 빛나는 곳이다. 그곳에서 새벽의 속삭임이 갯벌을 감싸며 생명의 소리가 공중에 떠돌고 있다. 그리고 파도처럼 흐르는 새벽의 춤 속에서 푸른 갯벌은 아침을 기다린다.
소금꽃 갯벌은 보석같이 빛나며 그 안에서는 새로운 생명은 순환한다. 밀물과 썰물이 춤을 추는 갯벌은 그 형상이 마음을 자유롭게 날리고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소중한 곳이다. 갯벌은 우리의 영원한 날개이며 그 아름다움과 풍요는 우리에게 끝없는 영감을 안겨준다.”
작가의 갯벌 연작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지난 작품들과의 차이를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2022년 개인전 ‘푸른 갯벌’(인천 우리미술관)은 광활한 갯벌을 조망하는 ‘원경’이었고, 지난해 개인전 ‘새벽 갯벌’(인천 제물포갤러리-제3예술공간)이 강화도와 동검도의 새벽 갯벌 풍경을 그렸다면, 이번 전시는 근거리에서 세밀하게 바라본 갯벌입니다.

박충의 작가는 소금과 물, 바람이 흐르고 머무는 갯벌을 중점에 뒀다고 하네요. 갯벌을 자세히 보노라면 그곳에 구멍을 파고 집을 짓고 먹이 활동을 하는 생명체들의 동선이 기하학적 선을 창조해냅니다. 고향 ‘바다’로 흐르는 물들이 ‘고향길’을 만들어 내기도 하죠. 그 길에 또 바람이 지나고, 소금꽃이 핍니다. 갯벌은 순환의 결정체입니다. 작가의 푸른 갯벌 안에 핀 소금꽃은 철새의 형상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이호영 미술학 박사는 이번 전시에 대해 “화면을 이끄는 선들과 푸른색의 공간에는 물의 흐름을 나타내는 흰 공간이 있다”며 “가느다란 긴 선이나, 짧은 선이 갯벌의 둔덕 너머, 둔덕과 둔덕 사이에 남겨진 물길을 드러내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이어 “흰 물길의 선들은 이 푸른 화면이 갯벌이라고, 푸른 새벽, 바람의 흔적, 시간의 강이라고 말하고 있다”며 “푸른 물길과 그 물길을 여는 갯벌의 둔덕을 흰 공간, 소금꽃으로 표현하는 작업 또한 그 바탕을 형성하는 것은 움직임, 흐름, 바람”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인천에서 갯벌은 너무 익숙한 나머지 그 소중함을 모르고 지나칠 때가 많죠. 언젠가 영영 사라질지도 모르는데도 말이죠. 이번 전시를 통해 인천의 갯벌을 사유해보는 건 어떨까요. 이번 전시는 21일까지 이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