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인프라코어 영업익 작년比 39.2%↓… 수출국 수요 감소 탓
영종 파라다이스 실적 55% 증가… 中·日 관광객 방문늘자 매출도 ↑


경인지역 주요 상장기업의 올해 1분기 실적 희비가 엇갈렸다. 건설기계와 철강 등은 1분기 실적이 하락세를 보인 반면 카지노 등 관광업은 중국과 일본 관광객의 유입으로 호실적을 올렸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인천 동구에 본사를 둔 HD현대인프라코어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92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분기(1천526억원) 대비 39.2% 감소했다.

경기지역의 주요 건설기계 상장사 역시 전망이 밝지 않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성남에 본사를 둔 HD현대건설기계와 두산밥캣의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각각 353억원과 2천797억원으로 전망됐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6%와 24%씩 감소한 수치다.

3사의 부진은 주요 수출국의 수요 감소가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최대 시장인 중국이 부동산 경기침체로 건설장비 구매가 급감했고, 중동과 유럽시장으로 판로를 다양화했지만 이마저도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장기화로 인프라 재건 사업이 늦어지면서 관련 중장비 등의 수요가 증가하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갈등이 격화한 중동지역 정세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지난해 9월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 프로젝트에 쓰일 대형 굴착기와 휠로더 등 80대의 납품 계약을 체결했는데, 지난해 말 발생한 홍해 사태로 빚어진 물류 차질이 1분기 실적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신한투자증권 이동헌 연구위원은 "중국 내 수요를 기대할 수 없는 가운데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길어지면 물류 문제와 국가별 투자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며 "수요 감소와 업종 내 경쟁 심화로 인한 마케팅 비용 증가가 영업이익 감소에 반영됐다"고 했다.

철강업계도 부진이 전망됐다. 메리츠증권은 최근 현대제철의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을 910억원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분기 영업이익보다 72.8% 감소한 수치다. 철광석과 원료탄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오른 가운데 중국의 철강 수요가 여전히 부진한 탓이다. 메리츠증권 장재혁 연구원은 "철강 업황의 개선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이라며 "원자재 가격이 2분기 들어 하락한 만큼 향후 실적은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했다.

반면 관광업계는 올해 들어 실적 반등세가 뚜렷하다.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파라다이스의 실적이 가장 눈에 띄는데, 파라다이스는 올해 1분기 2천88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 동기(1천348억원)보다 실적이 55% 늘었다. 지난 2월 인스파이어 카지노 개장으로 타격을 입을 것이란 관측이었으나, 중국과 일본 관광객의 카지노 방문 증가로 매출이 증가했다.

키움증권 이남수 연구원은 "1월에는 일본 VIP, 2월에는 중국 VIP 모객이 크게 늘었는데, 이러한 추세가 이어지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예상할 수 있다"며 "향후 실적은 5월과 7~8월 성수기에 인스파이어 리조트와의 본격적인 모객 경쟁에 달렸다"고 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