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자료 제작 등 교원 부담 호소
학교 상황 따라 업무 떠안는 구조
방과후학교 강사모집 어려움 여전
勞 "채용·관리 지역교육청 일임을"
시흥시의 한 초등학교는 늘봄학교 수업 일부를 교장이 맡고 있다. 4만원이던 수당이 6만원으로 오른 시점부터다. 정작 수업에 필요한 자료는 1학년 담임교사가 제작한다.
교장은 늘봄학교에 참여하는 다른 교원들에게 "수업자료를 넉넉하게 준비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늘봄학교의 프로그램 진행(강사업무)을 교원이 떠안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강사 채용을 일선 학교가 담당하는 구조가 이를 부추긴다는 지적이다.
이에 교원단체는 지역교육청에 늘봄학교 강사 채용·관리를 일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3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도교육청은 '2024 경기형 늘봄학교 운영 방향 사전 안내' 공문에서 늘봄 프로그램 강사는 방과후학교 강사가 맡아 '교원은 원칙적으로 배제'하겠다고 명시했다.
그러나 일선 학교가 강사 모집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교원(주로 1학년·예체능)들이 늘봄학교 프로그램 진행 업무를 떠안는 문제가 나타났다. 이에 도교육청은 강사료를 인상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교원들의 업무 부담을 줄이기엔 역부족이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기지부가 지난 9일부터 19일까지 경기도 관내에서 수집한 늘봄학교 파행사례(15개교)를 보면, 교원들이 늘봄학교 강사를 맡으면서 학교의 교육 역할이 악화하고 돌봄교실 프로그램의 질이 나빠졌다는 우려가 나왔다.
구체적으로 '(늘봄학교는)전문적인 프로그램보단 돌봄교실에 들어가지 못했거나 학원을 가기 전의 공백을 해소해 주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다', '학교 관리자가 수당을 받기 위해 늘봄강사를 하면서 학교를 총괄하는 업무엔 오히려 소홀해졌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전교조 경기지부는 강사채용 등 늘봄학교 관련 업무를 지원청 소속 '늘봄지원센터'가 전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일선 학교에서 늘봄학교 강사 채용·관리 등의 업무를 담당하면서 학교 상황에 따라 교원들이 관련 업무를 떠안는 구조가 지속된다고 지적했다.
현재 늘봄지원센터는 도내 25개 교육지원청에 모두 구축됐지만, 나이스 업무지원과 방과후학교 예산집행 등 행정지원 업무에 집중된 상태다.
전교조 관계자는 "도교육청은 늘봄학교 시행을 앞두고 교원들의 우려가 커지자 교원은 강사업무에서 배제하겠다고 강조해 놓고 돌연 희망하는 경우엔 강사를 할 수 있다고 선회했다"며 "돌봄 업무에 전문성이 없는 교원이 강사를 맡으면 프로그램의 질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학기 초 1학년의 경우 담임이 강사업무를 맞는 게 아이들에게도 좋을 수 있다"면서도 "사교육비 경감과 책임교육 실현이 늘봄학교의 취지인 만큼 대학기관 등과 연계해 우수한 강사를 데려오는 방향으로 나아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목은수기자 wood@kyeongin.com
학교 상황 따라 업무 떠안는 구조
방과후학교 강사모집 어려움 여전
勞 "채용·관리 지역교육청 일임을"
23일 오전 경기도교육청 앞에서 전교조 경기지부 관계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도내 늘봄학교 운영 파행 사례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2024.4.23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
시흥시의 한 초등학교는 늘봄학교 수업 일부를 교장이 맡고 있다. 4만원이던 수당이 6만원으로 오른 시점부터다. 정작 수업에 필요한 자료는 1학년 담임교사가 제작한다.
교장은 늘봄학교에 참여하는 다른 교원들에게 "수업자료를 넉넉하게 준비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늘봄학교의 프로그램 진행(강사업무)을 교원이 떠안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강사 채용을 일선 학교가 담당하는 구조가 이를 부추긴다는 지적이다.
이에 교원단체는 지역교육청에 늘봄학교 강사 채용·관리를 일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3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도교육청은 '2024 경기형 늘봄학교 운영 방향 사전 안내' 공문에서 늘봄 프로그램 강사는 방과후학교 강사가 맡아 '교원은 원칙적으로 배제'하겠다고 명시했다.
그러나 일선 학교가 강사 모집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교원(주로 1학년·예체능)들이 늘봄학교 프로그램 진행 업무를 떠안는 문제가 나타났다. 이에 도교육청은 강사료를 인상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교원들의 업무 부담을 줄이기엔 역부족이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기지부가 지난 9일부터 19일까지 경기도 관내에서 수집한 늘봄학교 파행사례(15개교)를 보면, 교원들이 늘봄학교 강사를 맡으면서 학교의 교육 역할이 악화하고 돌봄교실 프로그램의 질이 나빠졌다는 우려가 나왔다.
구체적으로 '(늘봄학교는)전문적인 프로그램보단 돌봄교실에 들어가지 못했거나 학원을 가기 전의 공백을 해소해 주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다', '학교 관리자가 수당을 받기 위해 늘봄강사를 하면서 학교를 총괄하는 업무엔 오히려 소홀해졌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전교조 경기지부는 강사채용 등 늘봄학교 관련 업무를 지원청 소속 '늘봄지원센터'가 전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일선 학교에서 늘봄학교 강사 채용·관리 등의 업무를 담당하면서 학교 상황에 따라 교원들이 관련 업무를 떠안는 구조가 지속된다고 지적했다.
현재 늘봄지원센터는 도내 25개 교육지원청에 모두 구축됐지만, 나이스 업무지원과 방과후학교 예산집행 등 행정지원 업무에 집중된 상태다.
전교조 관계자는 "도교육청은 늘봄학교 시행을 앞두고 교원들의 우려가 커지자 교원은 강사업무에서 배제하겠다고 강조해 놓고 돌연 희망하는 경우엔 강사를 할 수 있다고 선회했다"며 "돌봄 업무에 전문성이 없는 교원이 강사를 맡으면 프로그램의 질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학기 초 1학년의 경우 담임이 강사업무를 맞는 게 아이들에게도 좋을 수 있다"면서도 "사교육비 경감과 책임교육 실현이 늘봄학교의 취지인 만큼 대학기관 등과 연계해 우수한 강사를 데려오는 방향으로 나아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목은수기자 wood@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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