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김포 추가 정거장 대광위에 의견제출
GTX-D 확정땐 중복 많은 '5호선 연장' 난항
서로 다투며 시간 보내다 추진 무산될수도
양측 지역 주민들의 목소리·집단지성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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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범석 인천 서구청장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끝났다. 이제 약속과 실천의 시간이다. 최근 인천시와 경기도, 김포시는 서울 5호선 검단~김포 연장사업과 관련해 각 지자체의 의견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 1월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이하 대광위)의 서울5호선 연장 노선 조정안 발표에 따른 각 당사자들의 의견 청취 과정이다.

인천시에서는 당초 요구안과 같이 검단지역 4개 정거장을 모두 포함해 달라는 의견을 제출했고, 김포시에서는 당초 논의된 노선 외에도 3개 정거장을 추가적으로 건의한 것으로 보도됐다.

그러나 이제 시간이 많지 않다. 2021년 7월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서울5호선 검단~김포 연장사업이 추가 검토사업으로 반영된 이후 만 3년 동안 지난한 다툼만을 이어가고 있다.

이제부터라도 차분하게 현실을 직시하고 현실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합의할 때다.

또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서울 5호선 검단~김포 연장사업은 다 잡은 물고기가 아니라는 점이다. 이 사업은 인천시와 김포시의 두 가지 노선 중 하나가 선정돼야 하는 것이 아닌 사업 자체가 무산될 수 있음을 확실히 인지해야 한다.

조만간 정부에서 발표한 서부권광역급행철도(GTX-D) 사업의 예비타당성조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GTX-D노선은 서울 5호선 연장 노선과 겹치는 구간이 많아 예비타당성조사 결과가 나오고 사업이 확정되는 순간 서울5호선 검단~김포 연장은 추진 자체가 어려워질 것이 자명하다. 이러한 상황에 이쪽에 유리하니 반대쪽에 뭘 용납할 수 없다며 다투거나 예타 면제가 당연하다는 듯이 한가한 소리를 논할 때가 아니다.

이제 우리는 엄중한 현실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지금부터는 누구의 안이 맞고 틀리냐의 문제가 아니다. 서울 5호선 검단~김포 연장 사업이 진행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노선과 정거장의 개수 가지고 다툴 것이 아니라 '흰 고양이든 검은 고양이'든 일단은 쥐를 잡고 보자는 이야기다.

대광위에서는 하루속히 결단을 내려야 한다.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 않다. 서울 5호선 노선이 필요한 주민들의 요구를 현실로 바꾸기 위해 정치권의 행동과 노력이 필요한 때이다.

침묵하고 있는 다수가 목소리를 내야 한다.

그동안 서울 5호선 검단~김포 연장사업에 대해 각 지역 정치권에서 다소 극단적인 주장이 오간 것은 사실이다.

누군가의 눈물을 딛고 다른 누군가가 무언가를 얻는다는 것은 더 이상 안 될 일이다. 특히 지하철 노선은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결정될 것이 아니라 오롯이 지역 주민을 위한 방향으로 결정돼야 한다.

따라서 이제는 정부만을 묵묵히 믿고 침묵하고 있는 다수의 주민이 목소리를 내야 할 때다.

최근 김포시의 요구사항을 살펴보면 풍무2역, 김포경찰서역, 통진 연장 등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만약 이 요구사항을 수용해 김포시의 정거장 수가 늘어나게 되면 인천시가 부담해야 할 비용도 급격하게 증가할 것이다.

하지만 김포시의 정거장 개수에 따른 인천시 부담 비용 증가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씀드리지 않겠다. 다만 같은 논리로 더 이상 우리 서구의 정거장 개수에 대해서도 다투지 말자.

계속된 다툼으로 이 사업이 무산된다면 나를 포함한 우리는 모두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다. 양측 지역 주민들의 냉정한 판단과 집단지성이 필요한 시간이다.

/강범석 인천 서구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