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고교 지필시험 오류

3분이 모자란 채 종료돼

학교 "응시자 모두 다시"


"우린 문제 없었는데…" 억울한 수험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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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의 한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감독관의 실수로 인해 재시험을 봐야할 처지에 놓였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는 관련없음). /경인일보DB

화성의 한 고등학교 3학년 윤리 과목 중간고사에서 감독관의 실수로 시험시간이 축소돼 전면 재시험이 결정된 것을 두고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재시험을 치르게 된 학생들은 이를 두고 강한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1일 화성오산교육지원청 등에 따르면 지난 4월 22일 화성시 A고교에서 시행된 2024학년도 3학년 1학기 1차 지필평가(중간고사) '생활과 윤리' 과목 시험에서 감독관의 착오로 시험지 배부가 3분가량 늦어졌다.

경기도교육청의 '2024학년도 고등학교 학업성적관리 시행지침'에는 감독교사가 '부득이한 사유로 시작시간을 준수하지 못한 경우에도 정해진 시험시간은 확보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시험 시작이 늦어지면 해당 시간만큼 추가시간을 부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해당 고사장에서 추가시간은 주어지지 않았다. 감독교사는 시험 종료 종소리가 울림과 동시에 답안지를 수거, 해당 고사장에서 시험을 치른 학생들은 다른 고사장의 학생들에 비해 3분가량의 시간이 부족한 상황이 벌어졌다.

결국 해당 고사장에서 시험을 본 학생 일부가 반발했고, 이에 학교 측은 학업성적관리위원회를 열어 오는 3일 해당 과목의 '전면 재시험'을 결정했다.

그러나 학생들의 반발은 오히려 거세졌다. 해당 과목을 선택한 100여명의 학생 전체가 시험을 다시 치르게 됐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추가시간이 부여되지 않은 것도 문제지만, 재시험 자체가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내신 성적은 곧 대학입시에도 영향을 끼쳐 민감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A고교 3학년 한 학생은 "3분에서 10분까지 시간이 늦어졌다는 이야기도 나온다"며 "공정한 시험을 요구하는 건 당연하지만, 해당 학급의 학생들만 무효로 처리해 재시험을 치르는 등의 대안도 있을 텐데 왜 전부가 재시험을 봐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다른 학생 역시 "종료 종이 울리자마자 감독관에게 시간을 더 요청했다고 들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은 게 의문이지만, 다시 시험을 보는 것도 이해가 안 간다"며 "1학기 시험이라 입시에도 중요한데 모두가 공부할 시간을 벌게 된 만큼 점수를 받는 건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와 관련 A고교는 문제가 발생한 건 맞지만, 관련 지침에 따라 처리했다는 입장이다.

학교 관계자는 "일부 고사장에서 시험 시간이 지켜지지 않은 건 사실이나, 교육청 지침에 따라 절차대로 처리 중이고 학생들에게도 재시험을 치르는 상황에 관해 충분히 안내했다"며 "추후에 이런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해명했다.

/목은수기자 wo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