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록볼록한 판화의 세계…김범준·윤종필 판화 2인전 ‘凹凸’ 개최 [인천문화산책]

입력 2024-05-02 17:41 수정 2024-05-02 19:01

24일까지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 BODA갤러리

 

세밀한 메조틴트와 사진 같은 검프린트, 김범준

지역사회가 함께 만드는 커뮤니티 판화, 윤종필

동아리 학생들이 직접 도슨트 프로그램 운영도

김범준·윤종필 작가 판화 2인전 ‘凹凸(요철)’ 전시가 열리고 있는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 BODA갤러리 모습. /작가 제공

김범준·윤종필 작가 판화 2인전 ‘凹凸(요철)’ 전시가 열리고 있는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 BODA갤러리 모습. /작가 제공

올록볼록 판화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전시가 최근 인천에서 잇따라 열리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지역에서 줄곧 판화 작업을 해 온 김범준 작가와 윤종필 작가의 2인전 ‘凹凸(요철)’이 이달 24일까지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 BODA갤러리에서 개최됩니다. 전시명 ‘凹凸(요철)’은 오목함과 볼록함을 뜻하는 한자어로, 단번에 판화를 연상하게 할 정도로 직관적인 형태의 한자죠.

김범준 作 The light R·I·P, 2025, 메조틴트, 60×90㎝ /작가 제공

김범준 作 The light R·I·P, 2025, 메조틴트, 60×90㎝ /작가 제공

김범준은 동판화와 검프린트(Gum bichromate print) 작업에 집중하는 작가입니다. 그는 대표적 오목 판화인 동판화 중에서도 날카로운 도구로 동판에 직접 흠집을 내거나 깎아서 이미지를 만드는 드라이포인트 계열의 ‘메조틴트’(mezzotint) 기법을 전문적으로 활용합니다. 메조틴트는 다른 판화 기법과는 달리 부드러운 그라데이션 명암을 표현할 수 있어요. 그러나 손이 많이 가고 작업 시간도 수개월에서 1년까지 걸려서 판화 전공자들도 쉽게 시도하진 않습니다. 그만큼 손으로 그린 회화 못지 않게 세밀하고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죠.

김범준 作 two whale sharks, 2014, 검프린트, 41×110㎝ /작가 제공

김범준 作 two whale sharks, 2014, 검프린트, 41×110㎝ /작가 제공

김범준 작가는 메조틴트에 시간과 공력이 많이 들기 때문에 검프린트 작업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검프린트는 판화와 사진의 중간 단계인데요. 19세기 사진술 초창기 발명된 고무 인화법을 활용합니다. 안개가 낀 듯하면서도 메조틴트보다 밝은 이미지를 표현할 수 있어요. 김범준 작가는 검프린트 작업을 통해 사회적인 ‘나’와 개인적인 ‘나’에 대한 고찰을 한다고 하네요. 작가는 “애써 적응하기 위해 가면을 쓰지 않은 ‘나’ 혹은 ‘당신’을 통해 우리의 본래 모습은 아마도 안개 낀 풍경 속에 홀로 있는 ‘저 사물들’과 같다”고 합니다.

윤종필 作 송도유원지의 추억, 2020, 목판화, 122×244㎝

윤종필 作 송도유원지의 추억, 2020, 목판화, 122×244㎝

윤종필은 ‘꾸물꾸물문화학교’라는 프로젝트로 15년 넘게 인천에서 커뮤니티 아트(Community art) 분야를 개척하고 있는 작가입니다. 지역사회의 참여와 협력을 바탕으로 대규모 판화 작품을 만들어 내고 있죠. 윤종필 작가의 ‘커뮤니티 판화’는 예술가와 시민·비예술가가 함께 지역 역사 등 리서치, 작품 구상, 판각과 프린트까지 참여하는 게 특징입니다. 이러한 작업에 대해 작가는 “커뮤니티의 문화와 역사, 가치관을 반영하고 지역사회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보존한다”고 설명합니다.

윤종필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인천 연수구의 근현대 모습과 옛 송도유원지의 추억을 지역 주민과 함께 제작한 작품을 선보입니다. 전시가 열리는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 BODA갤러리가 연수구에 있기 때문이죠. 작가가 2020년대 이후 제작한 커뮤니티 판화 작품들도 만날 수 있습니다. 윤종필 작가는 “앞으로 인천에서 판화 전시를 많이 기획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 도슨트 동아리 학생들이 이번 전시 참여 작가의 작품을 공부하고 시나리오를 작성했다고 합니다. 전시 기간 중 점심 시간을 이용해 학생들에게 작품을 설명하는 도슨트 프로그램을 직접 운영한다고 하네요. 학교에 이렇게 멋진 갤러리가 있다니,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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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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