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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브랜드 등에 업고 세계시장 공략… 반등하는 인천 화장품 사업 [위크&인천]

입력 2024-05-05 14:35 수정 2024-05-07 14:13

중국시장 노린 면세점·보따리상 대다수

양국 관계악화·코로나19로 뒤바뀐 경로

 

미국·베트남·일본 등 해외시장 수출액 증가

대기업대신 2030 노린 기업과 협업 이어가

‘설화수, 헤라, 오휘, 더페이스샵...’

누구에게나 익숙한 화장품 브랜드입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 많이 찾는 ‘K-뷰티’의 선두주자로 떠오른 제품들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화장품들이 인천에서 생산된다는 사실을 아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겁니다.

‘인천’하면 전기·전자제품이나 금속가공 등 제조업의 도시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오래전부터 국내 화장품 생산의 한 축을 담당해온 지역이기도 합니다. 대형 화장품 생산 기업들이 개발한 제품을 주문받아 OEM(주문자상표부착방식) 형태로 생산하는 업체들이 인천에 많이 모여 있죠.

통계청에 따르면 인천지역 화장품 제조업체는 2022년 기준 473개사로, 17개 시·도 중 경기도와 서울에 이어 3번째로 많습니다.

인천의 화장품 산업은 그동안 중국을 주 무대로 삼아 성장했습니다. 그러나 한·중 관계 악화와 코로나19 확산으로 한동안 침체에 빠졌었는데요. 위기를 맞았던 인천 화장품업계가 올해 들어 기지개를 켜고 있습니다. 중국 시장을 벗어나 미국과 일본, 동남아 등으로 수출 경로를 다변화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죠.

■올 1분기 37% 증가한 인천 화장품 수출액

한국무역협회 인천지역본부(무협 인천본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인천의 화장품 수출액은 1년 전보다 37% 늘어난 4억9천300만달러를 기록했습니다.

국가별 수출액 증감률을 보면 그동안 독보적인 1위를 차지했던 중국 수출액이 22% 감소했습니다. 반면 일본(108.2%), 베트남(78.4%), 미국(65.6%) 등 다른 국가로의 수출은 급격히 늘었는데요.

무협 인천본부 편명선 과장은 “지난해 화장품 수출이 부진해 올해 수출액에 기저효과가 반영된 것도 있지만, 인천 화장품 기업들이 시장 확장에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며 “당분간 수출이 확대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면세점·보따리상 등 ‘중국 일변도’가 부른 산업 침체

인천 화장품 산업이 한동안 실적 부진에 시달렸던 건 중국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았던 탓입니다. 대기업 브랜드로부터 주문을 받아 인천 기업들이 생산한 제품은 중국 소비자를 겨냥한 백화점이나 면세점으로 납품됐죠. 인천으로 들어와 화장품을 대규모로 사들인 뒤 현지에서 판매하는 중국 보따리상의 수요도 상당한 규모를 차지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면세점을 비롯한 오프라인 매장이 큰 타격을 받았고, 보따리상도 국내에 들어오지 못하면서 수요가 급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코로나19는 인천 화장품 업계가 판로 다변화를 꾀하게 된 계기가 됐죠.

■‘온라인·차별성’으로 무장한 게임 체인저 ‘인디 브랜드’

인천 화장품 업계가 반등에 성공한 배경에는 ‘인디 브랜드’의 성장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인디 브랜드는 온라인으로만 제품을 판매하는 중소 화장품 브랜드로, 닥터자르트·마녀공장·닥터지 등이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는데요.

이들 인디 브랜드는 매장과 면세점 등 오프라인 중심으로 제품을 출시하던 대기업 화장품 제조사의 판매 전략과 다른 방식으로 시장 공략에 나섰습니다. 올리브영과 같은 대형 화장품 유통기업과 손을 잡고 PB(Private Brand) 상품을 내놓거나, 아마존과 알리익스프레스 같은 글로벌 온라인 유통 플랫폼을 활용해 해외 시장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위기를 맞은 인천 기업들 역시 인디 브랜드와의 협업에 나서기 시작했습니다. 인디 브랜드들의 강점은 ‘소비자 분석’에 있는데요. 온라인 플랫폼에서 자사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과 선호도를 파악해 나라별로 차별화된 상품을 내놓는 전략을 활용합니다. 미국에서는 기능성 화장품을, 일본에서는 20·30대 젊은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가성비’ 제품을 내놓는 식이죠. 선택과 집중을 통해 재고가 쌓일 위험을 줄이고, 충성도 높은 고객들을 확보할 수 있으니 생산을 전담하는 기업 입장에서도 수익을 내기 좋은 구조입니다.

■화장품 OEM 전망 ‘맑음’

인디 브랜드의 등장으로 재편된 화장품 시장은 당분간 인천 화장품 제조사를 비롯한 OEM 기업들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입니다. 한때 80%의 점유율을 장악했던 대기업 브랜드의 점유율이 하락하고, 중소 인디 브랜드의 시장 규모가 커진 만큼 OEM 기업 입장에서는 제품을 주문받아 납품할 기회가 많아지기 때문이죠.

조소정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OEM사는 인디 뷰티 분야의 강세에 따른 수혜를 크게 받고 있다”며 “북미를 비롯한 서구권을 중심으로 국내 화장품 수출이 계속 증가할 전망”이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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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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