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 상생 돋보이는 경기도 '무인양품' 점포들
동탄점, 주말 지역빵집 팝업스토어
고양·수원점, 화훼농가 판로확보
맛은 기본·친환경 포장도 '눈길'
경기도내 주요 매장에서 지역과의 상생을 이어가고 있는 무인양품이 동네 빵집, 지역 농가와의 지속적인 협업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화성 동탄에선 지역을 대표하는 축제로 거듭난 '빵 페스티벌'을 개최하는 한편, 고양과 수원에선 농가에서 기른 꽃을 저렴하게 판매해 호응을 얻고 있다.
■ 3회째 맞은 빵 페스티벌 "매장 성장에 큰 도움돼요."
2022년 개점 때부터 '지역 주민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매장'을 표방했던 무인양품 동탄점은 매 주말마다 지역 빵집들의 팝업 스토어를 열고 있다. 이른바 '이주의 빵집'이다. 이주의 빵집에 참여하는 매장은 대부분 화성 동탄신도시에 위치한 빵집이다. 무인양품 관계자들이 직접 발로 뛰어 섭외한다.
진행한 지 어느덧 2년 가까이 되면서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도, 동네 빵집들 사이에서도 이주의 빵집 행사가 안착했다는 평이다.
무인양품은 '이주의 빵집'에 참여한 빵집들 중 호응이 컸던 빵집들을 추려 '빵 페스티벌'을 연다. 지난해 5월 1회 행사를 진행했고, 같은 해 9월 개점 1주년을 기념해 2회 행사를 개최했다.
처음으로 빵 페스티벌을 연 지 1년 만인 4~5일 제3회 빵 페스티벌이 열렸다. 16개 업체가 참여했는데 이 중 9곳은 빵 페스티벌에 처음으로 참가한 가게였다. 타르트, 휘낭시에, 베이글, 소금빵 등 판매하는 빵 종류도 제각각이었다. 점포마다 빵을 구매하기 위한 소비자들이 쉴 새 없이 이어졌고, 때때로 길게 줄이 늘어서기도 했다. 이에 일찌감치 준비한 빵을 완판한 가게마저 나왔다.
행사에 처음 참가한 가게도, 세 차례 모두 참여한 업체도 "인지도를 높이고 매장이 성장하는 데 '이주의 빵집'과 '빵 페스티벌' 참여가 큰 도움이 된다"고 입을 모았다. 빵 페스티벌에 꾸준히 참여해온 한 빵집 관계자는 "매장을 홍보하는 효과가 크다고 느껴서 매번 참여해왔다"고 밝혔다.
이번이 첫 참가라는 한 카페 관계자도 "'이주의 빵집'에 참여한 후 '무인양품에서 봤다'면서 가게로 찾아오는 분들도 몇 분 있었다. 페스티벌은 첫 참가인데 인지도를 높이는 효과는 확실히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 사계절 판로 확보에 지역 화훼 농가에 큰 힘
지난 3일 무인양품 스타필드 수원점 입구에선 꽃다발이 다수 진열돼 있었다. 가정의 달인 만큼, 색색의 카네이션과 장미 등으로 구성돼 있었다. 더 놀라운 것은 가격이었다. 작은 꽃다발은 5천900원, 조금 더 큰 꽃다발은 9천900원에 불과했다. 꽃의 구성과 상태가 훌륭했음에도, 시중 판매가격과 비교하면 매우 저렴한 편이었다. '가성비'가 뛰어난 꽃다발들은 어김없이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꽃을 구매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무인양품의 꽃 판매는 지난해 7월 문을 연 스타필드 고양점에서 출발했다. 고양시는 '꽃의 도시'로 정평이 나 있는 곳이다. 이런 점에 착안해 지역 화훼농가와 협업해 개점 직후부터 꽃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농가가 생산한 꽃을 직접 공급받다 보니 시중 판매가보다 가격을 크게 낮출 수 있었다는 게 무인양품의 설명이다. 꽃 포장에도 비닐이나 플라스틱 끈을 쓰지 않고 종이와 마 끈을 사용하는 등 친환경적인 면을 더했다.
고양지역 소비자들 사이에선 금세 입소문이 났다. "오늘 무인양품 꽃이 어떤가요?"라며 지역 커뮤니티에 묻는 주민들도 심심찮게 나타날 정도였다. 이곳 무인양품에서 꽃을 저렴하게 판매한 이후 자주 꽃을 구매하게 됐다는 평이 주를 이뤘다. 농가에서도 사계절 내내 판로를 확보할 수 있어 큰 힘이 된다는 반응이다.
스타필드 고양점에서의 성공은 무인양품 강남점과 스타필드 수원점에서의 꽃 판매로 이어졌다. 스타필드 수원점의 경우 기존 고양 화훼농가에 더해, 수원지역 화훼농가도 함께 꽃을 공급한다.
무인양품 관계자는 "새로 문을 연 작은 빵집들이 무인양품 '이주의 빵집'에 참여해 팬을 만들어 가게를 확장해나가는 모습을 보면 매우 뿌듯하다. 꽃 판매도 호응을 토대로 확대해나가고 있는데, 화훼농가들에 도움이 될 수 있어 기쁘다. '지역과 함께 하는 매장'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 계속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기정·윤혜경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