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력 여전… 정교한 시설물 안정적 관리 노력"
철제문 튼튼하게 설계 교체 안해
건축물 가치 인정 '토목문화유산'
통과 선박 줄어들어 안타까울뿐

우리나라가 경제 성장을 이루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인천항 갑문이 준공 50년을 맞았다. 1974년 5월10일 동양 최대 규모로 건설된 갑문은 지난 반세기 동안 휴일 없이 24시간 운영되면서 수도권 수출입 화물 거점의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
인천항 갑문 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인천항만공사 갑문관리실 성낙호(51) 실장은 "준공 50년을 맞이하는 해에 갑문을 관리하는 업무를 담당할 수 있어 매우 영광"이라며 "앞으로도 갑문이 차질 없이 운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성 실장은 올해 1월1일부터 갑문 관리 업무를 맡고 있다. 갑문관리실에서 일하게 된 이후 갑문 시설이 너무 견고해 깜짝 놀랐다고 성 실장은 말한다. 그는 "인천항만공사에 오래 근무하면서 갑문에 대해 알고 있었지만, 직접 와서 자세하게 들여다보니 모든 시설이 놀랍도록 정교하게 설계돼 있었다"며 "'50년 전에 어떻게 이렇게 튼튼한 시설물을 만들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성 실장은 "갑문에 쓰이는 철제문은 50년 동안 한 번도 교체되지 않았고, 시설물도 부력식으로 돼 있어 지반 침하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며 "보수공사 과정에서 갑문 운영이 중단되지 않게 하려고 5만t급 갑거와 1만t급 갑거에 문을 이중으로 만든 것도 당시 기술자들이 얼마나 고민하면서 갑문을 설계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인천항 갑문은 건축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아 올해 3월 대한토목학회로부터 '대한민국 토목문화유산'으로 선정됐다. 대한토목학회는 "인천항 갑문은 해외의 우수기술을 벤치마킹해 건설된 국가 기반 시설로 세계 6번째로 건설된 갑문"이라며 "아시아 최대 규모 토목사업이었다"고 평가했다.
안타깝게도 현재는 갑문을 통과하는 선박이 많지 않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인천항 외항(남항·북항·신항)이 잇따라 개장한 데다, 내항에 있던 인천항 제2국제여객터미널도 송도국제도시로 이전하면서 선박 입출항 수가 크게 줄었다.
성 실장은 "갑문은 항상 8m 전후로 수심을 유지하는 안정적인 수역이기 때문에 자동차 수출입 등에서는 아직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라며 "인천항의 시작점인 갑문이 안정적으로 중단없이 유지될 수 있도록 갑문을 관리하는 직원들과 함께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