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창] 상수원보호구역 해제, 이젠 안성 차례다

입력 2024-05-09 20:16 수정 2024-05-09 20:18
지면 아이콘 지면 2024-05-10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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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웅기 지역사회부(안성) 차장
평택시가 최근 송탄 상수원보호구역을 내년 상반기까지 해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로써 45년간 지역발전의 족쇄로 작용한 용인시의 숙원사업이 해결된 것이다.

용인시 입장에선 상수원보호구역 해제로 이동·남사 지역에 조성되는 반도체 국가산단 조성이 차질 없이 진행됨은 물론 인근 지역까지 각종 개발규제가 풀려 개발 특수를 톡톡히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

국토의 효율적 이용을 통한 국가발전 측면에서 축하할 만할 일이지만 같은 문제를 겪고 있는 안성시의 입장에선 마냥 축하를 보낼 수는 없는 실정이다.



특히 안성시는 상수원 보호구역 해제 문제를 두고 동병상련의 아픔을 겪고 있던 용인시와 십여 년 전부터 문제 해결을 위해 공동 대응해왔던 역사를 비춰 봤을 때 옆집의 경사는 뼈 아픈 결과임을 부인할 수 없다.

안성시의 지역 발전에 최대 걸림돌로 평가되는 상수원보호구역 해제 문제는 명백하게 혜택은 평택이, 피해는 안성이 보는 구조다.

실제로 평택에 있는 유천취수장으로 인한 상수원보호구역의 총 규제 면적 중 평택은 1.4%에 해당하는 1.536㎢이고, 안성은 98.6%에 달하는 104.596㎢ 규모다.

안성시는 이러한 불합리한 피해 상황을 20여년 가까이 수많은 방법을 동원해 문제 해결의 키를 쥐고 있는 정부와 평택시 등에 호소하고 있지만 해결될 기미는 없다.

이유는 문제 해결을 위해 안성시가 보여준 행보가 잘못됐기 때문이다.

안성시를 비롯한 정치권과 시민들 모두가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해법을 찾아내지 못한 '전략 부재'로 문제가 공전을 거듭한 채 허송세월만 보내고 있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안성시는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 주민, 그리고 전문가들을 활용해 명분보다 실질적으로 추진 가능한 해법을 찾아내 정부와 평택시를 설득해 나가야 하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

'방향이 잘못되면 속도는 의미가 없다'는 마하트마 간디의 말속에 해법이 있음을 명심하길 바란다.

/민웅기 지역사회부(안성) 차장 muk@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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