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신도대교 어선추돌 안전조치 마련하라

입력 2024-05-09 20:17 수정 2024-05-09 20:19
지면 아이콘 지면 2024-05-10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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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오전 신도대교에 부딪친 안강망 어선 원자호(9.77t). 어선 그물 인양 기둥이 쓰러진 채 김포 대명항에 정박해있다. 2024.5.1 /독자 제공

 

신도대교에서 어선이 추돌하는 사고가 지난 1일에 발생했다. 서해에서 조업을 마치고 대명항으로 복귀 중이던 안강망 어선 원자호(9.77t)가 신도대교 상판에 충돌한 것이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어선에 설치된 그물 인양 기둥이 신도대교에 부딪치면서 부러졌다. 신도대교는 영종도와 신도 사이의 해상 교량으로 총연장 3.26㎞이며 도로 폭은 13.5m 왕복 2차선으로 건설되고 있는데 준공 목표는 2025년 말이다. 이 교량에서의 첫 추돌 사고는 지난해 10월 30일에 발생했다. 6개월 만에 같은 지점에서 교량 상판에 어선이 추돌하는 사고가 일어난 것이다.

지난해 사고 사실도 뒤늦게 알려졌다. 경인일보는 현장을 취재하고 사고 재발 가능성(3월 18일자)을 자세하게 보도한 바 있다. 당시 인천시는 시공사(한화건설 컨소시엄)·인천지방해양수산청과 협의해 안전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번에 확인한 결과 안전항로 표지는 아직 설치되지 않았다. 예고된 사고이며 안전불감증이 낳은 사고이다.

더 근본적인 원인은 교량 설계상의 문제점이다. 주항로는 해수면이 높아지는 만조 때에도 교량 아래로 선박이 지나다닐 수 있는 공간인 '형하고'(桁下高:교량 상판과 해수면 사이 공간)가 충분히 확보돼야 한다. 사고가 난 지점은 대명항 어선들이 수십년간 이용하고 있는 '신도수로'다. 인천시는 신도대교 건설 비용을 낮추기 위해 어선들이 다닐 '주항로'를 신도 앞 신도수로가 아닌 영종도 쪽으로 결정하고 어선들이 오랫동안 통행해온 '신도수로'를 보조 수로로 만든 것이다.



김포 어촌계 어민들은 지난 2021년 신도수로 구간에 15m 이상의 '형하고'를 확보해 달라고 인천시종합건설본부에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어선들이 주로 다니고 있던 신도수로 쪽은 만조 시 교량 상판까지의 높이가 6.7~8.5m에 불과해 높이 7~9m 안강망 어선들이 아예 지나갈 수 없도록 설계됐다는 얘기다.

어민들이 첫 사고가 발생한 이후 어선이 오가는 시간에 안전을 확보할 수 있도록 신도수로 인근에 계도선박 등을 배치해 달라고 했지만 인천시나 시공사 측에서 안전조치가 없었던 점도 이해할 수 없다. 거듭되는 작은 사고는 큰 사고의 전조이다. 인천시는 만조시 어선들이 주항로로 통항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항로표지 설치나 계도선을 배치하는 등의 실효성 있는 안전조치를 즉시 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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