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남동구 남동유수지의 인공섬에서 멸종위기종이자 천연기념물인 저어새들이 둥지에서 알을 품는 포란(抱卵)을 하고 있다.   2024.4.11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인천시 남동구 남동유수지의 인공섬에서 멸종위기종이자 천연기념물인 저어새들이 둥지에서 알을 품는 포란(抱卵)을 하고 있다. 2024.4.11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세계자연보전연맹이 저어새의 멸종위기 등급을 조정하고 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에 인천갯벌세계자연유산등재추진협력단이 저어새 보호를 위해 멸종위기 등급 조정을 신중하게 진행해 달라고 요청하고 나섰다.

최근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인천 깃대종이자 멸종위기야생생물 1급으로 지정된 저어새의 멸종위기 등급을 조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UCN은 멸종위기동물을 멸종위험도 순서대로 절멸(EX), 야생절멸(EW), 위급(CR), 위기(EN), 취약(VU), 준위협(NT), 최소관심(LC), 정보부족(DD), 미평가(NE) 등 9개 등급으로 나누어 관리하고 있다.

IUCN은 현재 위기(EN) 단계로 지정된 저어새의 멸종위기 등급을 2단계 낮은 준위협(NT)으로 조정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2010년 전 세계에서 2천여 마리 관찰되던 저어새가 올해 초 약 6천 마리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에 11일 인천갯벌세계자연유산등재추진협력단은 저어새의 멸종위기 등급을 2단계 낮출 경우 저어새 보호와 서식지 보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견서를 IUCN에 제출했다.

이들은 저어새의 멸종위기 등급인 위기(EN) 등급에서 한 단계 낮춘 취약(VU) 등급이 아니라 2단계 낮춘 준위협(NT) 등급으로 조정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주장했다.

저어새 개체 수 증가는 인천·대만·홍콩·일본 등 저어새가 서식하는 국가, NGO, 전문가의 인위적인 노력 덕분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환경단체와 시민들은 저어새가 번식하는 인천 남동유수지에 둥지 터를 정비하거나 둥지 재료를 미리 가져다 놓는 등 저어새의 번식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인천갯벌세계자연유산등재추진협력단 관계자는 “저어새 대부분이 태어나는 인천은 지금도 습지나 갯벌에 대한 개발이 추진되는 등 서식지가 위협을 받고 있다”며 “저어새 멸종위기 등급이 두 단계나 하향 조정되면 앞으로 저어새를 보호하기 위한 여러 활동이 차질을 빚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