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반가워, 아기 저어새야!”… 고향 남동유수지서 열린 생일잔치

입력 2024-05-19 14:59 수정 2024-05-19 15:15

저어새 80% 가량 서식지 인천

탄생·첫돌 기념… 250명 참가

올해 600여마리 부화 예상돼

그림그리기 등 각종 행사 진행

18일 오전 인천시 남동구 남동유수지에서 열린 ‘저어새 생일잔치’에 참석한 가족들이 권인기 저어새 생태학습관 관장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2024.5.18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18일 오전 인천시 남동구 남동유수지에서 열린 ‘저어새 생일잔치’에 참석한 가족들이 권인기 저어새 생태학습관 관장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2024.5.18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멸종위기종 철새 저어새들의 고향 인천에서 특별한 잔치가 열렸다.

주말인 지난 18일 오전 인천 남동유수지 인근 저어새 생태학습관에서 건강하게 첫돌을 맞이한 저어새와 올해 갓 태어난 새끼들을 환영하는 행사가 열렸다.

남동유수지는 동아시아 등 세계 각지에서 서식하는 저어새들이 봄이면 찾아와 알을 낳는 대표적 번식지다. 저어새의 약 80%가 인천 등 서해안 일대에서 번식한다. 올봄에는 저어새 250마리가 남동유수지 인근에 둥지를 틀었다. 조류 전문가들은 올해 이곳에서 새끼 저어새 600여 마리가 부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와 올해 봄 남동유수지 일대에서 알을 깨고 나온 아기 저어새들을 환영하기 위한 이날 행사에는 어린이 등 시민 250여 명이 참여했다. 저어새 그림그리기 대회에 참가한 아이들은 친구, 가족과 돗자리를 펴고 옹기종기 모여 앉아 알을 품고 있는 저어새, 고깔모자를 쓰고 생일잔치를 연 저어새 등을 그렸다. 수상자 이지원(은봉초·11)양은 “지구를 지키는 길이 저어새를 지키는 길이라고 생각해 지구 위에 저어새가 앉아 있는 모습을 그렸다”며 “오늘 친구들이랑 저어새도 보고 상도 받아 기쁘다”고 말했다.

18일 오전 인천시 남동구 남동유수지에서 열린 ‘저어새 생일잔치’에 참석한 가족들이 직접 그린 저어새 그림들을 전시하고 있다. 2024.5.18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18일 오전 인천시 남동구 남동유수지에서 열린 ‘저어새 생일잔치’에 참석한 가족들이 직접 그린 저어새 그림들을 전시하고 있다. 2024.5.18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저어새로 삼행시를 짓는 백일장이나 점토로 저어새를 만드는 체험장 등도 인기였다. 딸 문유나(7)양과 함께 행사에 참여한 양희영(37)씨는 “저어새 생태학습관에서 연 행사에 처음 참여했는데 아이도 무척 좋아하고 어른들도 즐길 거리가 많아 좋다”며 “차로 남동유수지 주변을 지나칠 때는 몰랐는데 오늘 생일잔치에 와서 저어새를 알게 되고 동물 보호에도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최근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저어새들의 개체 수가 늘어 멸종위기 등급을 낮추려다 전 세계 조류 전문가와 저어새 보호 활동가들의 의견을 반영해 등급 조정을 보류했다.(5월17일자 4면보도=저어새 멸종위기 등급 낮추려다 ‘보류’)

저어새 생태학습관 김미은 사무국장은 “저어새 수가 늘어난 건 시민들이 힘을 모아 남동유수지에 둥지 재료를 넣어주고 포식자들로부터 저어새를 보호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인 덕분”이라며 “앞으로도 저어새에 대해 꾸준히 관심을 가져달라”고 어린이 등 참가자들에게 당부했다.

행사에 참가한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파트너십’(EAAFP) 사무국 제니퍼 조지 대표는 “EAAFP는 저어새를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는 각국의 전문가들을 연결하고 이들의 의견을 IUCN에 전할 예정”이라며 “인천을 포함해 홍콩, 대만, 일본 등의 저어새들의 서식지를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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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아기자

su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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